직업계고 취업률이 절반을 넘는다는 통계는 실상을 가리지 못한다. 올해 직업계고 졸업자 59661명 중 실제 취업자는 15296명으로 졸업자 기준 25.6퍼센트에 불과했다. 진학자는 29373명으로 절반을 넘어섰고 미취업자도 12420명으로 20퍼센트를 넘었다. 겉으로는 취업률이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진로는 대학 편중과 진로 공백이 동시에 확대되는 양상에 가깝다.충청권 역시 다르지 않았다. 대전·세종·충북·충남 졸업자 7865명 가운데 취업자는 2207명, 미취업자는 1610명으로 실질 취업률은 28.1퍼센트였다. 지역별로 보면
부동산 시장의 이원화가 충청권 청년층을 더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 전국 주택 소유율이 2024년 56.9%까지 상승했지만 청년층만은 소유 경로에서 멀어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 통계에서도 전국 30대 소유율은 2020년 17.65%에서 2024년 16.15%로 하락했고 충청권 역시 대전 16.11%, 충북 19.10%, 충남 17.83% 등 정체가 이어졌다. 청년층의 주거 기반은 지역에서도 회복 조짐이 없다.1인 가구 급증과 낮은 자가 비율은 청년의 자산 형성을 제약한다. 청년 1인 가구의 자가 비율은 30.6%, 보증금 있는 월세
올해 방한 외국인관광객 이동 패턴 분석은 한국 관광산업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방한 이후 체류일수가 2박 이하 93.9%로 급격히 짧아지고, 단기투어상품 이용자의 83%가 1박 이하 일정을 선택하며, 3박까지 포함하면 92.9%에 달한다. 한국은 더 이상 여행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동아시아 순환여행의 중간 경유지로 소비되고 있다. 이는 방문객 수 증가에만 몰두해온 정책이 초래한 필연적 귀결이다.단체관광객의 방한 전 체류일수는 4박 이상이 71.3%를 차지하지만, 방한 이후에는 2박 이하가 93.9%로 역전된다. 개별관광객
충청권 미취업률이 낮아짐에도 기혼여성의 경력단절률이 줄지 않는 것은 단순한 숫자의 등락이 아니다.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다. 최근 5년동안 충청권의 미취업률은 전국과 비슷한 수준에서 내려왔지만 경력단절률만은 전국보다 4~5%p 높고, 권역 내에서도 10%p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는 단절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반복되는 패턴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세종과 충북은 이 현상이 더 뚜렷하다. 세종은 미취업률이 40%대에서 30%대로 떨어졌음에도 경력단절률은 2022년 이후 50% 후반대를 유지했다. 충북도 미취업률
충북아쿠아리움이 개관 1년 6개월 만에 누적 관람객 50만 명을 넘겼다.지방 공공시설로는 상당한 성과다. 이는 지역 관광에서 시설 규모보다 콘텐츠 경쟁력이 더 중요한 시대라는 방증이다. 충북아쿠아리움은 수산 전시시설이라는 틀을 넘어 동화관, 곤충체험 전시관, 계절별 프로그램을 결합해 스토리와 체험을 강화했다.여름 물놀이와 정크아트 체험, 가을 은어 전시 기획전처럼 계절성과 지역성을 결합한 기획이 재방문을 이글었다. 지방 곳곳에서 대형 관광시설을 조성하고도 지속적 방문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 사례가 반복되는 이유도 충북아쿠아리움을 보면
세종시가 김진명 작가의 역사소설 '세종의 나라' 집필 과정에 시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토론회를 연 것은 신도시 세종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구축해가는 또 하나의 방법에 대해서 보여준다.세종은 행정수도로서 국가적 기능을 수행하지만 문화적 서사는 여전히 형성 단계에 있다. 이번 논의는 행정 숭심의 도시가 아닌 문화와 철학을 담은 도시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작품 일부를 시민에게 공개하고 의견을 수렴한 절차는 창작 과정의 공개성을 높이는 방식일 뿐 아니라 도시 정체성을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려는 실험에 가깝
충청권의 산업 비용 구조가 조용히 뒤틀리고 있다. 물가 지표는 안정된 듯 보이지만 국내 원재료 상승과 제조업 출고가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 산업의 기초 체력이 약해지는 흐름이 분명하다. 수입 원가는 떨어지는데 국내 원가는 오르고, 출고가는 그대로여서 가격 전가력이 약해진 지역 산업의 취약성이 드러난다.충북은 의약품 출고가가 사실상 고정된 채 국내 원재료 가격이 오르며 바이오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생산비 상승을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산업에서 원가 압박은 투자 여력까지 제약할 수 있다. 충남도 수출 가격이 하락하고 주요 부품 단
SPC에서 이어지는 사망사고는 단순한 관리 미비가 아니다. 2022년 이후 기계 끼임과 과로성 질병으로 여섯 명이 숨졌고 올해 발생한 사고는 안전 기본 원칙이 현장에서 충분히 작동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게 했다. 고용노동부가 교대제 개편 이후 노동강도와 건강영향을 재진단하라 요구한 것도 기존 조치만으로 사고 재발을 막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SPC와 비슷한 사례는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충북에서는 올해 1월에만 세 건 이상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충남에서도 끼임과 폭발 등의 중대 사고가 있었다. 대전과 세종에서도 산재
제9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지방교부세율 인상, 지방세 확충, 예비타당성 조사 개선, 중부내륙 연계발전, 행정수도 세종 재정보완, 혁신도시 과학영재학교와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수소철도 산업 육성 등 다양한 요구를 쏟아냈다. 하나하나만 보면 모두 타당한 지역 현안이지만, 중앙정부 시각에서는 여전히 각자도생식 청구서로 비칠 여지가 크다.김영환 충북지사는 해안 중심 배분 기준을 고쳐야 한다며 중부내륙 저성장을 짚고,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 특별법 보완을 요구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단층제임에도 교부세 산정에서 불
충청권 4개 시·도가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며 총 30조 2000억 원 규모의 재정을 편성했다. 올해보다 1조 7000억 원 가량 늘어난 수치지만 권역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 없이 개별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는 수 년간 외치던 '메가시티'의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세종은 문화·복지·교육, 충남은 농업 혁신·신산업 기반, 충북은 첨단산업 육성, 대전은 과학기술·민생투자에 무게를 두고 예산안을 짰지만 연결의 여부는 불투명하다.충남의 국제전시컨벤션센터, 충북의 첨단산단, 세종의 한글문화시설, 대전의 전략산업 투자 등은 각각
완공 미분양이 3700호를 넘었다. 전국은 2만7천호에 달한다. 수도권은 회복세라고 하지만 지방은 정체다. 거래가 줄고 분양이 미뤄졌다. 지방에 남은 집의 65%가 60㎡이상 중대형이다. 이제 막 집이 필요한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는 접근하기 어려운 평형이다. 분양가는 높고 대출 이자도 늘었지만 지역 소득은 제자리다. 중대형은 분양가 부담이 커 실입주자보다 투자나 이주 수요에 의존한다. 팔리지 않고 남은 집은 수요와 괴리된 상품이라는 의미다. 미분양이 계속되는 이유는 그 집을 살 사람이 없다는 뜻도 된다. 금융 완화와 사업자 자금 지
충청권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교실이 여유로워진 것 같지는 않다. 대전은 여전히 과밀하고 충남·북의 교실은 비어간다. 세종은 신도심만 학생이 넘치고 원도심은 정원 미달이다. 올 해 전국에서 문을 닫은 초·중·고등학교는 49곳. 이 가운데 38곳이 초등학교라고 한다. 대도시권은 안정적이지만 농산어촌은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입학생 수도 계속 줄어든다. 충남은 2020년 1만5899명에서 2025년 1만106명으로 줄었다. 충북도 같은기간 10% 이상 감소했다. 특수학교 불평등은 더욱 뚜렷하다. 충청권역에 특수학교가 없는 곳이 절반이
이재명 대통령이 7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보고회에서 과학기술 인재 확보와 연구개발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 3천억 원의 R&D 예산을 투입하고, 국가과학자 제도 신설과 정부출연연구기관 PBS 폐지 등 연구 생태계 전환을 선언한 것은 과학기술이 국가 성장의 핵심임을 다시 강조한 조치다. 그러나 이 정책이 진정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의 무게중심이 수도권이 아닌 지역으로 옮겨가야 한다.과학기술 인재는 제도의 결과가 아니라 교육 환경의 산물이다. AI 영재학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외식업 현재지수는 76.76으로 전분기보다 상승했다. 수치로만 보면 외식경기가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회복의 무게중심은 명확히 이동하고 있다. 한식당이나 주점 같은 전통 외식업은 여전히 70선 초반에 머무른 반면,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 등 간편식 중심 업종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이는 경기 회복이라기보다 소비문화의 전환에 가깝다. 팬데믹 이후 일상에 자리 잡은 혼밥·혼술·테이크아웃 문화는 더 이상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대면 회식보다 개인의 편의와 취향을
충청권을 비롯한 지방 전역에서 남성 인구의 감소가 뚜렷하다. 2024년 7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전국 인구는 12만 명 줄었고, 이 가운데 남성이 6만7천 명으로 여성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충청권 역시 세종만 증가세를 보였을 뿐 충남과 충북은 정체 상태에 머물렀다. 세종이 행정수도로서 젊은층과 가구 단위 유입을 이어가는 동안, 주변 지역은 일할 세대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남성 인구의 감소는 단순한 인구 통계의 변화가 아니다. 산업과 노동시장의 기반이 약해지고 있다는 경고다. 제조업과 건설업 중심으로 유지돼온 지방의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가 한국개발연구원(KDI)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며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과 세종, 청주를 잇는 64.4km 구간에 총 5조 1135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충청권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는 교통망으로 평가받는다. 수도권 GTX와 동일한 제원의 차량을 도입하고, 경부선을 활용해 서울과 직결하는 계획까지 포함돼 지역 내외 연결성이 대폭 강화될 전망이다.그러나 이 사업이 단순히 ‘서울 접근성 개선’의 또 다른 이름으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 CTX는 수도권 중심의 교통구조를 보완하고 지방 대도시 간
전국 창업기업 수가 3분기 연속 증가했다. 2025년 2분기 기준 28만8147개로 전년보다 늘었고, 법인 창업 비중도 상승했다. 경기 둔화 이후 이어진 감소세가 멈췄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회복의 무게는 수도권에 쏠려 있다.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이 전체 창업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회복세를 이끄는 동안, 비수도권의 상승은 완만하다. 충청권은 대전과 세종이 소폭 늘었지만 충북과 충남은 정체 상태다. 법인 창업 비중도 세종 12.6%, 대전 9.9%에 비해 충북과 충남은 7% 안팎에 머물러 지역 내부 편차가 뚜렷하다.이 같은 회복의
3년 전 오늘, 서울 이태원 좁은 골목에서 158명이 목숨을 잃었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였던 인파가 경사로와 좁은 통로에 갇히면서 순식간에 참사가 벌어졌다. 적절한 통제도 없었고 구조도 늦었다. 그날 이후 우리는 국가의 재난 대응체계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다중 밀집 장소에서의 안전 관리가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뼈아프게 확인해야 했다.하지만 그날로부터 고통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살아남은 이들 중 한 명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긴 시간 고통을 겪다 끝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정부는 그 죽음을 이태원 참사 사망으로 공식 인정했고, 이
국내 거주 외국인주민이 258만 명을 넘어서며 전체 인구의 5%를 차지했다. 2006년 통계가 처음 집계된 이후 19년 연속 증가세다. 단순한 체류 인구가 아니라 산업과 교육, 생활의 틀을 바꾸는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충청권은 외국인 증가율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며, 지방이 먼저 다문화 사회를 넘어 ‘정주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충남과 충북의 외국인 증가율은 각각 8.8%, 8.4%로 전국 상위권이다. 외국인 근로자는 제조업과 물류산업의 인력난을 메우고, 외국인 유학생은 지방대의 생존전략을 지탱하고 있다.
2024년 사망원인통계는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이 여전히 위기 수준에 있음을 보여준다. 암과 순환기질환 등 주요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는 동안, 고의적 자해 사망자는 월평균 1천 2백 명 수준에서 정체됐다. 의료기술의 발전이 생물학적 사망률을 낮추는 동안, 사회적 요인에 따른 사망은 줄지 않았다는 점에서 구조적 불균형이 드러난다.보건의료체계가 생명 연장 중심으로 발전한 반면, 정신건강 관리와 사회적 안전망 구축은 여전히 미비하다. 상담과 위기대응 중심의 개별 사업이 반복되고 있지만, 통합적 대응체계는 작동하지 못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