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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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계고 취업률이 절반을 넘는다는 통계는 실상을 가리지 못한다. 올해 직업계고 졸업자 59661명 중 실제 취업자는 15296명으로 졸업자 기준 25.6퍼센트에 불과했다. 진학자는 29373명으로 절반을 넘어섰고 미취업자도 12420명으로 20퍼센트를 넘었다. 겉으로는 취업률이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진로는 대학 편중과 진로 공백이 동시에 확대되는 양상에 가깝다.

충청권 역시 다르지 않았다. 대전·세종·충북·충남 졸업자 7865명 가운데 취업자는 2207명, 미취업자는 1610명으로 실질 취업률은 28.1퍼센트였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476명, 세종 55명, 충북 723명, 충남 953명이 취업했고, 미취업자는 각각 308명, 37명, 581명, 684명이었다. 제조업 기반이 있는 대전과 충남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지만 취업보다 진학이 훨씬 많은 구조는 충청권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숫자가 보여주는 착시와는 달리 직업계고는 이미 취업 중심 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있다. 지역 산업의 수요와 학교 교육이 충분히 연결되지 않으면서 현장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좁아졌고 학생들은 대학을 선택하거나 아예 진로를 확정하지 못한 채 졸업하는 비중이 커졌다. 실질 취업률이 30퍼센트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직업계고가 설계한 목표와 현재 구조 사이의 간극은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직업계고가 의미를 회복하려면 산학 연계가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 지역 기업의 기술 요구와 학교 교육과정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현장 실습·매칭 구조를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병행되지 않는 한 통계는 계속 현실보다 부풀려 보일 것이다. 숫자가 아니라 연결의 실질적 결과로 직업계고의 미래가 판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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