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관련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수능 관련 자료사진 아이클릭아트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접수가 오는 21일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능을 준비해왔고, 원서 접수는 단지 한 장의 서류를 내는 행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시점은 어떤 의미에선 다시 출발선에 서는 순간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흔히 "이제 얼마 안 남았다"고 말하지만, 수험생에게 남은 세 달은 가장 길고 가장 버거운 시간이다. 반복된 모의고사에 지치고, 성적의 등락에 흔들리며, 한편으론 벌써 끝난 것 같은 체념이 밀려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간을 채워가야 하는 이 시기야말로 수험생이 가장 외롭고 단단해져야 하는 시기다.

원서 접수는 수능을 향한 마지막 의지의 확인이 될 것이다. 선택과 결심, 불안과 기대가 모두 그 서류 한 장에 녹아 있다. 응시 영역을 고르고, 수험표 사진을 준비하고, 최종 접수를 마친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정말 여기까지 왔구나, 이제 진짜 끝이 보이는구나.'

모든 수험생에게 완벽한 하루가 올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잘 걸어온 길임은 분명하다.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조금만 더 묵묵히. 하루하루를 지나는 그 힘으로 남은 시간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지쳤겠지만, 끝까지 한 걸음씩.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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