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땅값이 2023년 3월 이후 3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기 상승 국면을 굳히고 있다. 그러나 상승의 중심은 수도권에 머물렀고, 지방은 회복세조차 이어가지 못했다. 지가는 오르지만 지역 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지가는 0.58% 상승해 2분기 0.5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수도권 0.80%와 지방 0.19%의 차이는 4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서울이 1.07%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을 끌어올렸고, 용산구 1.96%, 강남구 1.68%, 서초구 1.35% 등 고가 지역이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충북 0.29%, 충남 0.26%, 세종 0.42% 등 충청권은 전국 평균에 못 미쳤다. 충청권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종은 2022년 이후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0.4%대를 유지하며 완만한 반등세를 보였다. 이는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과 정부청사 복합개발, 공공기관 이전 논의 등 행정수도 관련 호재가 가격 하락을 방어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거래량은 크게 늘지 않았고, 주거지와 상업지의 일부 지역만 제한적으로 상승했다. 충북은 오송 국가산단 조성, 반도체·이차전지 산업벨트 확장 등 산업입지 요인이 있으나 전체 지가 변동률은 0.3%대에 머물렀다. 충남은 내포신도시 개발과 해안권 관광지 재편에도 불구하고 0.26%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역 내 산업 입지와 생활 인프라가 균형적으로 확장되지 못하면서 토지 가치 상승이 도시권에만 국한된 것으로 분석된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의 지가변동률은 0.13%로 비대상지역 0.62%보다 0.49%포인트 낮았다. 전국 평균 상승세 속에서도 인구감소지역의 토지 가치는 사실상 정체돼 있으며, 충청 내에서도 도농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세종과 청주를 제외한 군 단위 지역의 지가 변동률은 0.1% 안팎으로 미미했다. 거래지표는 더 냉각됐다. 3분기 전체 토지 거래량은 약 44만5000필지로 전분기보다 6% 줄었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다. 순수 토지만 놓고 보면 감소폭은 9.8%에 달했다. 실거래가 위축된 상태에서 지가가 오르는 ‘거래 없는 상승’ 현상이 이어지는 셈이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재개발 기대와 도심형 토지 수요가 반영되며 가격을 견인하고 있지만, 지방 시장은 수요 기반이 약해 상승세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23년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토지시장이 구조적으로 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에도 수도권 중심의 토지 가격은 견조한 반면, 지방은 상승 탄력이 떨어졌다. 전국 평균 상승률만 보면 시장이 안정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토의 절반 이상이 가격 정체 구간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 상승세가 지속될수록 지역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을 지적한다. 인구감소지역의 토지 가치가 정체된 상태에서 수도권과 일부 광역도시의 자산가치가 누적되면 국토 이용의 효율성보다 자산 편중이 고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지 시장의 안정은 단순한 지가 변동률이 아니라 상승의 확산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현 기자 관련기사 [사설] 상승 뒤에 남은 불균형 청년은 오는데…충청권 주거 안정성 집중 분석 - 下. 이승현 기자 lee@sejongilbo.co.kr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세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만 안 본 뉴스 한화 불꽃축제 30일 개최…대전시, 방문객 안전 관리 강화 주민이 채우는 폐교, 지역이 키우는 공간으로 만든다 [사설] 일할 세대가 떠난다 ‘APEC 2025 미래들의 수다’, 청년 시선으로 본 인구위기 어린이 환경교육, 뮤지컬로 배우는 탄소중립 외로움 대신 연결로… 청년 위한 온라인 상담 시범 운영 반복되는 SPC 사고… 노동부 "노동강도·건강영향 재진단 필요" 한화 불꽃축제 30일 개최…대전시, 방문객 안전 관리 강화 개의 댓글 회원로그인 작성자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 정렬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닫기 더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본문 / 400 비밀번호 닫기 내 댓글 모음 닫기 주요기사
전국 땅값이 2023년 3월 이후 3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기 상승 국면을 굳히고 있다. 그러나 상승의 중심은 수도권에 머물렀고, 지방은 회복세조차 이어가지 못했다. 지가는 오르지만 지역 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지가는 0.58% 상승해 2분기 0.55%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수도권 0.80%와 지방 0.19%의 차이는 4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서울이 1.07%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을 끌어올렸고, 용산구 1.96%, 강남구 1.68%, 서초구 1.35% 등 고가 지역이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충북 0.29%, 충남 0.26%, 세종 0.42% 등 충청권은 전국 평균에 못 미쳤다. 충청권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종은 2022년 이후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0.4%대를 유지하며 완만한 반등세를 보였다. 이는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과 정부청사 복합개발, 공공기관 이전 논의 등 행정수도 관련 호재가 가격 하락을 방어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실거래량은 크게 늘지 않았고, 주거지와 상업지의 일부 지역만 제한적으로 상승했다. 충북은 오송 국가산단 조성, 반도체·이차전지 산업벨트 확장 등 산업입지 요인이 있으나 전체 지가 변동률은 0.3%대에 머물렀다. 충남은 내포신도시 개발과 해안권 관광지 재편에도 불구하고 0.26%로 전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역 내 산업 입지와 생활 인프라가 균형적으로 확장되지 못하면서 토지 가치 상승이 도시권에만 국한된 것으로 분석된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의 지가변동률은 0.13%로 비대상지역 0.62%보다 0.49%포인트 낮았다. 전국 평균 상승세 속에서도 인구감소지역의 토지 가치는 사실상 정체돼 있으며, 충청 내에서도 도농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세종과 청주를 제외한 군 단위 지역의 지가 변동률은 0.1% 안팎으로 미미했다. 거래지표는 더 냉각됐다. 3분기 전체 토지 거래량은 약 44만5000필지로 전분기보다 6% 줄었고,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감소했다. 순수 토지만 놓고 보면 감소폭은 9.8%에 달했다. 실거래가 위축된 상태에서 지가가 오르는 ‘거래 없는 상승’ 현상이 이어지는 셈이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재개발 기대와 도심형 토지 수요가 반영되며 가격을 견인하고 있지만, 지방 시장은 수요 기반이 약해 상승세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23년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던 토지시장이 구조적으로 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에도 수도권 중심의 토지 가격은 견조한 반면, 지방은 상승 탄력이 떨어졌다. 전국 평균 상승률만 보면 시장이 안정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국토의 절반 이상이 가격 정체 구간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 상승세가 지속될수록 지역 불균형이 심화될 가능성을 지적한다. 인구감소지역의 토지 가치가 정체된 상태에서 수도권과 일부 광역도시의 자산가치가 누적되면 국토 이용의 효율성보다 자산 편중이 고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지 시장의 안정은 단순한 지가 변동률이 아니라 상승의 확산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승현 기자
당신만 안 본 뉴스 한화 불꽃축제 30일 개최…대전시, 방문객 안전 관리 강화 주민이 채우는 폐교, 지역이 키우는 공간으로 만든다 [사설] 일할 세대가 떠난다 ‘APEC 2025 미래들의 수다’, 청년 시선으로 본 인구위기 어린이 환경교육, 뮤지컬로 배우는 탄소중립 외로움 대신 연결로… 청년 위한 온라인 상담 시범 운영 반복되는 SPC 사고… 노동부 "노동강도·건강영향 재진단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