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은 659억5000만 달러 3년 6개월 만에 최대치 경신
투자 패키지 협상 진행 중에 있어수출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미국발 관세 충격 우려 속에서도 9월 한국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9월 수출은 659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2.7% 증가하며 3년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수출은 반도체가 주도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견조한 데다 주요 제품 고정가격이 상승하면서 반도체 수출은 166억1천만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 처음으로 16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체 수출의 25.2%를 차지했다.

자동차는 미국 25% 품목관세에도 불구하고 EU, 독립국가연합(CIS) 등으로 수출이 늘면서 역대 9월 중 최고 실적을 냈다.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와 내연기관차 모두 호조를 보이며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선박(21.9% 증가)도 2∼3년 전 높은 선가로 수주한 물량 인도가 본격화하며 7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바이오헬스(35.8%), 가전(12.3%), 일반기계(10.3%), 섬유(7.1%) 등도 증가했다.

반면 미국 고율 관세 영향을 받은 철강(-4.2%)을 비롯해 이차전지(-8.8%), 무선통신기기(-6.9%), 컴퓨터(-13.2%)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미국을 제외한 주요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하며 시장 다변화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이례적인 9월 실적에는 특수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추석이 10월로 밀리면서 9월 조업일이 작년보다 4일 많았고, 10월 수출 물량 일부가 앞당겨 집행됐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미국 관세 부과 전 재고 확보를 위한 '밀어내기식 수출' 영향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등 산업 수요가 견조하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반도체 수출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이 큰 틀에서 타결됐지만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등 세부 내용을 놓고 협상이 계속되고 있어 최대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 환경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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