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건 중 8건이 월세…바뀐 거래 구조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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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의 월세 시장은 전세에서 월세로, 고보증에서 저보증으로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가격 상승'이나 '수요 이동'만으로는 설명 되기 어렵다. 세종일보는 이번 기획에서 충청권의 실제 월세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숨겨진 선택의 맥락과 하나로 묶을 수 없는 대전, 세종, 충남, 충북 지역이 가진 주거 계약 생태계를 드러내고자 한다. 1편에서는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두드러지는 현상을, 2편에서는 동일한 가격 아래 다양한 주거 조건을, 3편에서는 '보증금 1000만 원'이라는 기준선을, 4편에서는 충청권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편집자

충청권에서 전세가 실종되고 있다. 연립·다세대와 단독·다가구는 물론, 아파트와 오피스텔에 이르기까지 유형을 가리지 않고 월세 계약이 많아졌다. 이는 충청권이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월세 일변도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세종시의 아파트 실거래 데이터를 보면 전용면적 60㎡ 미만 소형 주택의 경우 10건 중 8건 이상이 보증부 월세 계약으로 체결됐다. 충북 청주나 충남 천안에서는 중대형 연립 다세대 주택에서도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를 높이는 방식이 일반화됐다. 대전의 원도심에서는 단독주택 상당수가 아예 순수 월세로만 거래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요 변화가 아니다. 임대인의 월세 선호가 고착화되었기 때문이다. 저금리·고유가 시대에 임대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 보증금보다 월세를 중시하는 방식으로 굳어진 것이다. 특히 충청권은 수도권 대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수익이 적은 반면 유동성 수요는 풍부해 임대 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빠르게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전국적으로는 여전히 일부 유형에서 전세 거래가 일정 비중을 유지하고 있지만 충청권은 다르다. 보증금 2000만 원, 월세 40만 원 수준의 거래가 오피스텔과 연립, 심지어 비브랜드 아파트에서도 공통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거래 주고는 지역 내부의 임대 관행 자체가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충청권은 전국보다 앞서 월세가 주류를 이루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거래 유형의 변화가 아니라 주거의 기본 단위 자체가 전세에서 월세로 대체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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