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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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을 타고 확산하는 비화(飛火) 현상이 대형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안동까지 번지며 피해 규모가 확대됐으며, 산림 당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진화 작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씨가 강한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면서 새로운 화재를 발생시키는 비화 현상은 산불 확산을 가속화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이러한 대형 산불의 빈도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강풍과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산불이 확산될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며, 기존의 산불 대응 방식으로는 효과적인 진화가 어려워지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불씨는 최대 2㎞까지 날아갈 수 있으며, 해외 사례에서는 30㎞ 이상 확산된 경우도 보고됐다.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도 비화 현상으로 인해 산불이 급격히 확산된 사례가 발생했다. 2023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오카나간 호수에서는 불씨가 3km 이상 날아가 켈로나 시를 위협하며 새로운 화재를 일으켰고, 극심한 화재 행동과 불안정한 기상 조건으로 인해 140건의 화재구름(pyro-cumulonimbus) 현상이 발생했다.  2022년 7월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발생한 산불은 비화 현상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되며 4km에 걸쳐 화선을 형성했고 최소 2914㏊의 면적이 소실됐다. 같은 해 8월 포르투갈 세라 다 에스트렐라 국립공원에서도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으며, 초기에 진화된 후에도 재발화해 여러 마을의 주민들이 대피해야 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연기는 402km 이상 떨어진 스페인 마드리드까지 도달했다.

이번 산불에서도 확인됐듯이, 국내 산림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침엽수는 불이 쉽게 붙고 지속적으로 연소되면서 산불 확산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산불 예방을 위한 산림 관리 방식도 기존과는 달라져야 한다. 불에 취약한 산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강풍이 불기 쉬운 지역에는 방화선을 확충하는 등 적극적인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

산불 발생 후 반복되는 대응 방식만으로는 기후변화 시대에 증가하는 산불 위험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어렵다. 산불은 단순한 국지적 재난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구조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에 맞는 새로운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는 전략 역시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산불은 한순간의 불씨로 대형 재난으로 번질 수 있으며, 보다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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