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한국 기업의 중앙아시아 수출을 위한 새로운 물류 루트를 성공적으로 테스트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철도와 해운을 결합한 국제복합운송 방식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교통부는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제복합운송 시범사업 세미나'를 개최하고 시범사업의 성과를 공유했다.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오봉역에서 출발한 40피트 규격 컨테이너 55개가 부산항, 중국 연운항을 거쳐 철도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까지 32일간 7100km를 이동했다.

국제복합운송 시범사업의 성공은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가입과 긴밀한 관련이 있다. OSJD는 1956년 창설된 기구로, 유라시아 대륙 내 안전하고 원활한 철도운송 실현을 위해 국가 간 협조사항을 논의하고 운송협정을 수립한다. 한국은 2018년 6월 OSJD 정회원으로 가입했으며, 2023년 6월에는 국제철도여객운송협정, 국제철도화물운송협정, 복합운송협정 등 3종의 정부 협정에 가입했다. 시범사업의 주요 성과로는 중앙아시아 등 수출화물의 안정적인 수송루트 확보, 물류비 절감, 업무절차의 표준화 및 간소화 등이 있다. 특히 OSJD 물동량회의 참여로 참여국가 간 한국의 수출입물동량(쿼터)을 연단위로 확정할 수 있게 되었다.

국제복합운송 방식은 기존의 해운 또는 항공운송에 비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해운보다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은 높지만 운영 비용이 낮아 대량 화물 운송에 유리하며, 해운 루트보다 물류 비용을 약 10-20% 절감할 수 있다. 또한, 해운을 통한 중앙아시아 운송이 45-50일이 걸리는 반면, 이번 복합운송 루트는 약 32일로 단축되었다. 복합운송을 위한 기술적 발전도 주목할 만하다. RFID와 GPS 기술을 통해 실시간 화물 위치 추적이 가능하며,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화물의 적재, 하역, 이동 과정이 자동화되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오봉역, 부산항, 그리고 중국 연운항은 이러한 기술적 발전을 통해 복합운송 처리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중앙아시아 국가들도 철도 인프라 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특히 카자흐스탄은 유라시아 철도 물류 허브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기반으로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로의 물류 루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터키나 이란 등 다른 유라시아 국가로의 복합운송 루트도 검토 중이며, 추가적인 협정 체결을 통해 더 많은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유라시아 철도망과의 연계를 통해 아시아-유럽 간 철도 물류의 중심지로 도약하려는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 철도 운송은 해운이나 항공운송에 비해 환경적으로 큰 장점을 가진다. 철도 운송은 항공 운송에 비해 약 75% 이상의 탄소 배출을 절감할 수 있으며, 유럽환경청에 따르면 철도 운송의 탄소 배출량은 톤-킬로미터당 약 14g CO2로, 해운(21g CO2)이나 항공(500g CO2)에 비해 훨씬 낮다. 또한, 철도 운송은 에너지 효율성이 높아 대규모 화물 운송에 적합하며, 장거리 운송 시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국토교통부의 국제복합운송 시범사업은 단순히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는 것을 넘어,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원국 국토교통부 2차관은 "유라시아 철도를 통해 국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OSJD 회원국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리며 "이번 시범사업이 정기 화물 운송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국제철도화물운송협정 국회 비준 등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소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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