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2023년 국내 항공업계의 안전 투자가 총 5조 8453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 6155억원(38.2%)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항공안전 투자 공시제도에 따라 집계된 것으로 항공운송사업자 및 공항운영자 등 18개 항공교통사업자가 공시한 투자 실적과 향후 계획을 포함한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안전기술원이 검증한 결과, 대부분 항공사의 투자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주요 투자 항목으로는 정비 비용, 엔진 및 부품 구매비, 경년 항공기 교체비용 등이 있다. 특히, 예방 정비 차원의 사전 정비 비용이 2조 5300억원으로 전체 정비 비용의 86.1%를 차지해 항공사들이 사전 정비 체계를 강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년 항공기 교체에도 1조 1900억원이 투자되었으며, 평균 기령이 22.6년이었던 항공기를 2.9년의 신규기로 교체하여 보유 비중이 감소하였다. 또한, 엔진 고장에 대비해 1조 3200억원을 투자해 예비 엔진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항공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4년과 2025년에도 항공안전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2024년에는 약 6조 5천억원, 2025년에는 7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항공 안전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또한, 안전 관리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최신 기술을 도입해 안전성을 높일 계획이다.

한국의 항공안전 투자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2022년 미국 주요 항공사의 안전 투자 총액은 약 30억 달러(한화 약 3조 6천억원), 유럽 주요 항공사들의 경우 약 25억 유로(한화 약 3조 3천억원)로 집계되었다. 한국의 경우 2023년 안전 투자 총액이 5조 8,453억원으로, 이들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안전 투자가 항공권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항공권 가격은 2023년에 평균 3% 상승에 그쳤다. 또한, 안전 투자는 장기적으로 항공사의 운영 효율성을 높여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안정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항공기 결항율이 2022년에 비해 1.5% 감소했고, 항공기 지연율도 2% 감소하여 소비자 만족도가 향상되었다.

항공 안전을 위해 도입된 최신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AI 기반 예측 정비 시스템이 도입되어 정비의 효율성과 정확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또한, 새로운 항공기 모델의 도입으로 안전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항공사들은 항공 사고 예방과 신뢰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안전 투자 공시제도를 2020년부터 3년간 시범운영 후 2023년도 실적부터 본격 운영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항공사의 자발적 안전투자와 안전관리 노력을 증진하기 위해 안전투자 실적을 운수권 배분 평가에 반영하도록 제도를 개선하였다.

유경수 항공안전정책관은 "항공안전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항공안전은 항공사 경영의 최우선 과제이자 핵심 경쟁력"이라며 "항공안전에 대한 투자를 비용이 아닌 적절한 투자로 인식하고, 안전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항공 수요를 견인하고 건실한 항공산업 성장을 이끄는 길"이라고 밝혔다. /윤소리 기자 

저작권자 © 세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