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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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안정 기조를 보이면서 소비심리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충청권에서는 이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40세 미만 젊은 세대는 긍정적인 경기 전망을 바탕으로 소비 활동을 늘려가는 반면, 70세 이상 고령층은 아직까지 생활여건의 실질적 개선을 느끼지 못한 채 소비에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요인은 충청권의 독특한 인구 구성에 있다. 충남의 경우 고령인구 비율이 22.2%에 달해 이미 초고령사회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충북도 19.8%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 평균연령은 전국 평균 45.4세를 웃도는 46-47세 선에 형성되어 있다. 세종과 대전은 상대적으로 젊은 인구가 집중되어 있으나, 농촌 지역의 경우 평균연령이 50세를 초과하는 곳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처럼 고령층 밀집도가 높은 충청권의 특성상 소비 회복 양상이 연령대별로 분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각종 정책들이 세대간 불균형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교통비 지원 정책이나 지역화폐 발행, 주거비 보조 제도 등은 젊은층에게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만, 고령층이 주로 부담하는 의료비나 식료품비 절감에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연금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노령 가구의 특성상, 물가 진정 신호가 나타나더라도 여전히 신중한 소비 패턴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충청권에서 관찰되는 이러한 세대별 소비심리 분화 현상은 단순한 지역 경제의 특수성을 넘어서 우리나라 전체의 미래 모습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인 경제 전망이 밝아지고 낙관론이 확산된다 하더라도, 고령층을 뒷받침하는 사회안전망이 충분하지 않다면 실질적인 경기 회복 체감도는 절반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정부 및 지자체는 청년 대상 지원책에만 머물지 말고, 고령층의 핵심 생활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특화된 정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서만 소비 증진의 긍정적 효과가 지역사회 전반으로 골고루 퍼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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