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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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이 밤을 밝히고 있다. 올해 충청권 전역에서 다양한 야간관광 콘텐츠가 추진되며 지역의 문화경관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청주의 국가유산야행, 대전의 밤밤페스타, 세종의 세종밤마실, 충남의 '한여름 밤의 꿈' 등 각 지역의 정체성과 공간 특색을 살린 밤 프로그램은 시민은 물론 관광객의 발길을 붙들며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활력이 '조용한 밤'과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가다. 최근 발표된 2024년 전국 소음도 측정 결과를 보면 충청권의 야간 소음도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충남 53.0dB, 대전 50.8dB, 충북 48.9dB로, 환경부 권고 기준인 50dB을 초과하거나 근접한 수치다. 교통량 증가, 산업단지 밀집, 항공기 및 건설 소음 등 복합 요인이 소음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여기에 야간 관광객 증가까지 더해진다면 도시의 정숙성은 더욱 위협받을 수 있다.

충청권 야간관광은 문화유산 야행, 야경 조명 명소, 체험형 루트 등 시각적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그러나 조명 아래서 진행되는 공연, 이동형 체험, 대규모 인파가 동반되는 행사가 반복되면 결과적으로 주거지 인근 정온 환경을 해칠 가능성도 높아진다. 지역의 야간활동이 '야경 자원'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관람객의 이동 동선, 교통 해소 방안, 음향 활용 범위 등에 대한 종합적인 소음 관리 기준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도시의 밤이 아름다워지려면, 그 밤이 조용할 권리도 지켜져야 한다. 관광은 환영받아야 할 흐름이지만, 그로 인해 소음도까지 치솟는다면 지속가능한 발전과는 거리가 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빛나는 밤'과 '조용한 밤' 사이의 균형 감각이다. 충청권의 야간관광이 정주성과 관광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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