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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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으로의 한국 농식품 수출액이 지난달 1억39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보다 6.7%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여간 계속된 K-푸드 수출 호조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가 본격적인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주요 수출 품목 대부분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라면은 17.8%, 과자류는 25.9% 각각 감소했으며, 소스류와 인삼류도 7.2%, 13.4% 줄어들었다. 식품업계는 관세 부담 증가와 수입 규제 심화로 해외 바이어들의 선주문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K-푸드 전반의 수출은 여전히 플러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1~7월 누적 수출액이 10억73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1.3% 늘었기 때문이다. 다만 상반기 증가율 27%에 비해 6.7%포인트 둔화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작년 K-푸드 플러스 수출액은 130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라면 수출이 31% 급증했고, 과자류와 소스류 등 가공식품이 미국과 중국,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끌며 전체 성과를 견인했다.

농식품부는 변화하는 수출 여건에 맞춰 시장 다변화와 기업 지원에 본격 나서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3차 K-푸드+ 수출 확대 간담회에는 주요 식품 대기업과 수출통합조직 관계자들이 모여 수출 장애 요인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하반기부터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겨냥한 대형 매장 프로모션, 바이어 초청 상담회, 재외공관을 통한 홍보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 편중 수출 구조를 개선하고 기업들이 통상 리스크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출 둔화를 일시적 가격 경쟁력 저하로 볼 여지가 있지만, 환율과 관세 등 대외 변수가 계속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수출 전략의 근본적 재편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품목 확대와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안정적 물류 체계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지속적인 수출 성장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

정부와 업계 모두 앞으로 통상 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려면 수출 정책의 실효성을 점검하고 산업 토대를 다시 살펴보는 작업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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