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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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1년간 20kg 기준 쌀값이 연평균 4만5342원에서 4만8860원으로 7.7% 상승했다. 상승률 자체는 과거에도 있었던 수준이지만, 이번에는 변동성이 유독 크고 가격 형성 요인이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2024년 7월 4만5990원에서 시작한 쌀값은 9월 4만6554원, 10월 4만7039원으로 연속 상승했다. 이후 11월과 12월에는 각각 4만6623원, 4만6344원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올해 1월에는 4만7490원으로 반등했다. 특히 3월과 4월에는 각각 5만18원, 5만384원을 기록하며 20kg당 5만 원을 돌파했다. 이는 평년 대비 높은 가격을 장기간 유지한 사례로 과거 수확기 이후 나타나던 급락 패턴과는 다른 흐름이다.

이번 상승세의 배경에는 기상 여건 악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와 정부 매입 정책의 조기 집행이 있다. 여기에 농협 등 주요 유통단계에서 재고를 줄이고 가격 방어에 나서면서 시중 유통 물량이 감소했고, 그 결과 가격 하락 압력이 약해졌다. 이러한 공급·유통 요인의 결합은 쌀값이 계절적 흐름보다 시장 참여자의 전략과 정책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로 변했음을 시사한다.

쌀값 상승은 곡물 시장을 넘어 소비, 유통, 농가에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계에서는 식비 부담 증가로 쌀 소비량을 줄이고 밀·옥수수 등 대체 곡물을 혼합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원가 상승을 반영해 메뉴 가격을 조정하거나, 쌀 함량을 낮춘 제품을 내놓고 있다.

농가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이 수익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재배면적 확대를 검토하는 움직임이 있으나, 가격이 장기간 높게 유지될 경우 정부의 비축미 방출 정책이 강화돼 수익이 다시 압박받을 수 있다. 유통업체들은 가격 변동성을 고려해 재고 운용 기간을 단축하고 계약 단가를 조정하는 등 위험 분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결국 이번 쌀값 상승은 농업 생산, 유통, 소비 전 과정에 변화를 강요하는 흐름이다. 향후 정부의 비축·방출 정책과 민간 재고 운용, 국제 곡물 시장의 변동성이 맞물리며 가격 안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농가의 수익 개선과 소비자의 부담 증가라는 엇갈린 효과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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