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거래가 드문 지역일수록 상위 계층의 토지 소유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10% 고가 토지 소유자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거래 회전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역관계가 확인됐다. 분석 결과, 필지수 기준과 면적 기준으로 본 토지 거래 회전율 모두 상위 소유자의 토지 집중도가 높을수록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상위 10% 가액 소유자가 전체 토지의 78%를 점유하고 있었지만, 면적 기준 거래회전율은 0.2%에 불과했다.

토지 용도별 소유 편중 현상도 뚜렷했다.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에서 고가 토지의 집중이 심화됐고, 상위 고가 소유자와 특정 용도지역 간 밀접한 연관성이 드러났다. 전국 상업지역 토지의 가액 총액 중 약 72%가 상위 10% 이내 고가 소유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거지역 역시 유사한 비중을 기록했다. 반면 농림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유 집중도가 낮았다.

토지 거래 구조도 불균형을 보였다. 필지수 대비 거래된 면적이 현저히 낮아 소규모 토지 거래가 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 필지수 기준 거래회전율은 0.9%였지만, 면적 기준 거래회전율은 0.7%에 그쳤다. 대규모 토지 거래가 적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상위 토지 소유자가 대규모 토지를 보유하면서도 거래 시장에 내놓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토지 소유 편중이 심화된 가운데, 상위 계층 토지가 거래시장에서 고착화되고 있는 현상이 드러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거래회전율이 낮은 고가 토지의 집중은 토지시장 유동성 약화와 직결될 수 있다”며 “소유구간별, 용도지역별 맞춤형 분석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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