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수목원이 광복 80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금강산의 자연과 식물을 담은 100년 전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1917년과 1918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아놀드수목원의 식물탐험가 어니스트 헨리 윌슨이 금강산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을 조사하며 촬영한 것이다. 금강산 귀면암, 구룡폭포, 표훈사, 장안사 등의 모습과 사찰, 문화재, 인물 사진이 포함돼 있으며, 당시 금강산의 식생과 경관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윌슨은 노트에 금강산을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로 묘사하며 ‘가파른 절벽 사이에 소나무와 전나무가 박혀 있다’고 기록해 100년 전 금강산의 생태적 특징을 설명했다.

국립수목원은 하버드대 아놀드수목원과 의향서를 체결한 뒤 이번 자료를 확보했으며,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금강산의 가치를 입증하는 자료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립수목원은 7월 30일까지 자연유산 사진 공모전을 진행 중이며, 8월 중 산림박물관에서 식물 탐사 사진전 ‘우리 식물의 잃어버린 기록을 찾아서’를 개최할 예정이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한 사진전이 아니라 자연을 통해 잊혀진 역사와 생명의 가치를 되새기는 여정”이라고 말했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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