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대전·세종·충남 지역에 200년에 한 번 내릴 수준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서산에서는 시간당 114.9㎜, 하루 518.9㎜의 기록적 강수량이 기록돼 차량 침수로 1명이 숨졌고 산사태와 토사 유출로 5명이 다쳤다. 홍성 갈산천이 범람하고 금강 지류 하천들의 수위가 심각단계에 도달하면서 주민 수백명이 대피했다. 일부 고속도로와 철도 구간, 국도, 지방도로 통제도 잇따랐다.

서산에서는 침수 차량 안에서 50대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청양에서는 산사태로 매몰됐던 주민 2명이 구조됐고, 공주 정안면에서도 3명이 토사에 신체 일부가 묻혀 중경상을 입었다. 당진·공주 등에서는 주민 수백명이 저지대 침수 우려로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235가구 554명이 대피 중이다.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서산 성연삼거리와 당진 아파트 단지, 읍내동 도로가 침수됐고, 홍성 갈산천이 범람해 시장으로 빗물이 흘러들었다. 예산 삽교천, 당진 역천, 세종 상조천교 등에는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아산 둔포천 등도 범람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세종 소정면 광암교가 일부 붕괴됐고 서산 3개 전통시장도 침수됐다.

도로와 철도 통제도 이어졌다. 대전당진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 일부 구간, 국도 39호선과 지하차도 등에서 차량 통행이 차단됐다. 장항선, 서해선, 경부선 일반열차와 수도권전철 1호선 일부 구간도 운행이 중지됐다. 도내 500여개 학교가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21개 학교에서는 교사동과 운동장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서산에는 1968년 관측 이래 최대 일강수량이 기록됐다. 하루 동안 438.5㎜가 쏟아졌고, 기상청은 이번 호우가 '200년에 한 번', 시간당 강수 강도는 '100년에 한 번' 나타날 수준으로 분석했다. 이날 추가로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비가 예보돼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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