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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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로 진입한 한국은 소비와 건강 두 축에서 구조적 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민간소비는 수년째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고, 건강보험 지출은 진료 단가 상승과 생애 말기 의료 집중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 모든 현상의 책임을 고령화에 돌리기보다는 제도의 경직성과 대응 부족을 먼저 살펴야 한다.

소비 측면에서 기대수명 증가는 중장년층의 저축 확대를 유발하지만, 초고령층 비중 확대는 소비성향을 되살리는 요인이다. 60대 이상은 자산이 가장 많은 연령층이고, 디지털 적응률도 높아지고 있다. 면세소비나 손자녀 관련 지출 확대는 이미 고령층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건강보험 지출은 구조적 병목에 기인한다. 특히 85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 전 의료비는 10년 사이 3.4배 증가했다. 이는 기대수명 증가 외에도 수가 체계, 병원 중심 치료, 지역 인프라 부재 등의 복합적 결과다. 65~74세 전기 고령층은 의료 이용이 줄어드는 추세지만, 이들이 초고령층이 되면 다시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고령화를 위기가 아닌 구조 개편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노동시장 유연화, 고령층 자산 유동화, 문화 소비 인센티브 확대가 필요하고, 건강보험은 주치의제 도입과 말기 진료 분산 등 구조 재설계가 시급하다. 고령 인구는 더 이상 부담이 아니라 새로운 활력의 원천이다. 지금이 구조를 바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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