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과학관이 개관 80주년을 기념해 해외에서 처음 선보이는 특별전 ‘조선의 악기, 과학을 울리다(Soundwaves of Science : Exploring the Science of Korean Music)’를 주영한국문화원과 공동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과학과 예술의 전통이 깊은 영국에서 열리며, 과학문화 교류의 일환으로 지난 2024년 체결된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전시는 4월 3일부터 6월 27일까지 런던에서 약 석 달간 진행된다.

조선의 악기, 과학을 울리다 전시 해설 모습
조선의 악기, 과학을 울리다 전시 해설 모습

현지 시각 4월 3일 오후 6시에 열린 개막 행사에는 국립중앙과학관장, 주영한국문화원장을 비롯해 런던 과학 박물관, 영국 왕립학회, 영국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왕립음악원,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에서 참석한 내빈과 일반 관객 약 200명이 자리해 한국 전통음악에 담긴 과학적 가치와 아름다움을 공유했다.

‘과학의 귀로 듣는 한국의 소리’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전통음악 속에 내재된 과학기술의 원리를 소개하고 관람객이 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한국 대중문화에 관심이 높은 영국 관객을 대상으로 과학기술의 독창성과 정밀함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는 △ ‘첫 번째 음, 황종’ △ ‘떨림과 울림-국악기의 물리학’ △ ‘과학과 음악의 하모니’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조선시대 세종이 기준음인 황종음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한 과학적 방법을 소개하며, 황종음을 내는 도구인 황종율관을 통해 음악이 당시 표준과학의 기준으로 기능했음을 설명한다. 2부에서는 오동나무, 갈대, 명주실 등 다양한 국악기 재료가 만들어내는 고유의 파동음 특성을 분석해 국악기의 음향 구조와 과학적 설계를 조명한다. 3부에서는 종묘제례악과 대취타 등 전통음악을 비롯해 인공지능 기반 작곡 기술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국악을 소개하며, 과학기술과 음악이 결합한 새로운 양식을 제시한다.

조선의 악기, 과학을 울리다  관객 참여 모습
조선의 악기, 과학을 울리다  관객 참여 모습

체험 전시도 함께 마련됐다. 관람객은 종묘제례악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악기인 축과 어를 직접 울려보거나, 율관을 제작하며 과학적 원리를 체험할 수 있다. 장인이 제작한 거문고와 가야금을 감상할 수 있는 별도 공간도 조성됐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국악이 단순한 전통예술이 아닌 과학적으로 정교하게 구축된 문화유산임을 알리고, 한영 양국 간 과학문화 협력 확대의 기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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