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한국은행이 내달 12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 시장의 주목은 한·미 금리 차의 동향에 쏠려있다. 현재 한·미 금리 격차는 2.00%p로 유지되고 있지만, 미국의 연말까지 예상되는 0.25%p의 추가 인상이 이뤄지면 격차는 2.25%p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은 물론,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최근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목표 범위의 동결 결정 이외에도 올해 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5.6%(5.50∼6.00%)로 제시됐다. 이는 6월의 전망과 일치하며, 미국 금리 인상의 연속성을 시사한다. 미국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은 "다수의 FOMC 위원들이 한 차례 더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의 미국의 통화정책 동향과 국내 경제 상황,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 가계부채 증가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며 다음 달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한국 경제의 상황은 복잡하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내수 위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확대 등의 이슈가 겹쳐져 있어 금리 인상과 인하 사이에서의 딜레마가 계속되고 있다.

한·미 금리 차가 확대되면 원화의 가치가 하락하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위험이 커진다는 전망도 있다. 5월 이후 한·미 금리 차가 1.75%p 이상으로 확대됐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안정적인 환율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지속에 따른 한국 경제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면, 미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한국의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금리와 미국 금리의 차이를 고려해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출자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미 금리 차 확대와 미국의 긴축 기조 지속은 한국 경제에 큰 도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미래의 글로벌 경제 동향과 국내의 경제 정책 방향을 주시하며 적절한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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