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한국 교육의 새로운 도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11월 13일 시행될 이번 수능은 단순한 시험을 넘어 교육 생태계 전반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회적 이벤트로 평가되고 있다.

인구구조의 급격한 변화가 이번 수능의 첫 번째 화두다. 2007년생 '황금돼지띠' 세대의 수능 응시로 고3 재학생 수는 전년 대비 11.8%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45만3,812명의 재학생과 함께 19만~20만 명에 달하는 N수생이 동시에 시험에 응시한다는 것이다. 이는 2001학년도 이후 최대 규모의 N수생 시대를 의미하며, 대학 입시 경쟁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N수생 증가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사회경제적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청년실업률 15.8% 상승과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초임 격차 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의대 정원 400명 이상 증원 계획은 상위권 학생들의 재수 선택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강남구 소재 대형 재수학원의 의대반 정원 조기 마감과 기존 명문대 합격생의 의대 재도전 증가는 이러한 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능 출제 방향은 공교육 정상화와 공정성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교육부는 사교육 관련자 배제, 킬러 문항 배제 등을 통해 학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출제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시험 문제의 난이도 조정을 넘어 한국 교육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BS 연계 정책도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인다. 50% 수준의 간접 연계 방식을 유지하되 '콘텐츠 재구성'(35%), '개념 확장'(45%) 방식으로 접근한다. 교사들의 68%는 이러한 정책이 교육과정 정상화에 기여한다고 평가하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사교육 의존도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교육 시장도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월 평균 사교육비는 42만원으로 전년 대비 6.8% 상승했으며, 의대 준비생 대상 개별 튜터링 시장은 무려 89% 성장했다. 주요 입시학원들은 기존의 초고난도 문제풀이 중심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EBS 교재 연계 분석(50%)과 사고력 확장형 문제 접근법 교육(30%)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수험생 지원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변화가 예고되었다. 전국 단위 온라인 사전입력 시스템 도입으로 시험 접수 절차가 70% 단축될 전망이며, 장애인 지원자를 위한 점자시험지 신청 기간 연장 등 세심한 배려도 이루어졌다.

의대 지원자들의 학습 전략도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과학탐구 영역 중심 학습에서 벗어나 의료윤리, 통계학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신유형 문항 대비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대 의예과의 엄격한 최저학력기준은 이러한 전략적 학습의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6학년도 수능은 단순한 시험을 넘어 청년들의 미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인구구조 변화, 의료계열 수요 증대, 디지털 전환 등 3중 충격 속에서 교육 당국의 정책과 수험생들의 대응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2026학년도 수능은 한국 교육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한 시험을 넘어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하고 미래 인재 양성의 중요한 메커니즘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소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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