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판 인스타그램 '샤오훙수'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 문화 흔들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쳐갔다"거나 "한국은 도둑국"이라는 악의적 게시물이 범람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려스러운 점은 이러한 왜곡된 시각이 미국 등 제3국 이용자들에게까지 무분별하게 전파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SNS상의 논란을 넘어 문화 패권주의라는 위험한 조짐으로 읽힌다. K-팝, K-드라마, K-뷰티로 대변되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약진이 중국 내 일부 계층의 심리적 열등감을 자극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이처럼 타국의 문화적 성취를 깎아내리고 자국의 우월성만을 내세우는 행태는 21세기 문화 교류의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더구나 '김치의 원조는 중국'이라는 식의 왜곡된 주장은 이미 수차례 반복되어온 구태의연한 문화 공정이다. 각국의 고유한 문화적 특성을 인정하지 않고 자국 중심주의적 시각으로 재단하려는 이러한 태도는 결국 중국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문화는 본질적으로 교류와 융합을 통해 발전한다. 한중 양국은 수천 년에 걸쳐 문화적 교류를 이어왔고, 서로의 문화를 받아들이며 각자의 방식으로 발전시켜 왔다. 이는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도용'이나 '표절'이 아닌, 상호 영향 속에 이뤄진 자연스러운 문화 발전의 과정이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왜곡된 주장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대응이다.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우리 문화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알리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동시에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문화적 포용성과 개방성이야말로 진정한 문화 강국의 모습임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중국은 현재의 문화 패권주의적 태도가 결국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약화시키는 자충수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진정한 문화 강국은 타문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문화 교류만이 양국 모두의 문화적 번영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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