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친환경차·대도시는 소형차·울산은 국산차 압도적

아이클릭아트
아이클릭아트

2024년 연말 자동차 등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역별로 뚜렷한 차종 선호도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제주도는 친환경차 보급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의 도로 여건과 정책적 지원, 그리고 관광산업의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제주도의 친환경차는 누적 등록 10만대를 돌파했으며, 2024년 하반기 기준 도내 차량 중 전기차 비율이 9.09%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성과는 다자녀 가정 지원책과 1차산업 종사자 혜택 확대, 전기화물차 재구매 제도 개선 등 지역 맞춤형 정책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친환경 도로포장재 사용, 녹지 확충, AI 기반 도로관리, 스마트 가로등 설치 등 인프라 개선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제주도의 높은 차량 등록률(인구 대비 1.05대)은 관광객 수요를 반영하며, 환경 친화적 이미지 구축을 위한 렌터카 정책과도 맥을 같이한다.

대도시와 농촌의 자동차 소유 패턴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서울 등 대도시는 시민 2.94명당 차량 1대를 보유해 전국 평균(1.98명당 1대)을 밑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촘촘한 대중교통망과 주차난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도시에서는 소형차와 전기차 선호도가 두드러지며, 서울의 경우 2023년 전기차 등록이 22.94% 급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농촌과 대도시 인근에서는 출퇴근용 중형차와 하이브리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와 충남의 1인당 차량 등록은 0.5~0.6대 수준으로, 이는 농림어업 종사자 비중과 경제활동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전남과 경북 같은 농업지역에서는 농산물 운송용 화물차 비중이 두드러진다. 2024년 10월 현재 전국의 화물차는 3,717,807대에 달하며, 상당수가 농업지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은 자동차 생산기지로서의 특성이 등록 현황에 뚜렷이 반영됐다. 현대자동차의 핵심 공장이 자리한 울산은 국산차 비중이 높고, 전기차 등록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인다. 2024년에는 연간 2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이 가동을 시작해 지역 내 전기차 보급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울산시는 자동차 부품업계 종사자 지원과 AI 기반 제조혁신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국산차와 친환경차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별 충전 시설 현황도 차종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는 전국 전기차의 8.5%가 집중된 만큼 충전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다. 2024년 기준으로 급속 및 완속 충전소 밀도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수소충전소는 전무해 수소차 보급에 제약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도권과 울산 등 대도시는 수소충전소 활용도가 높아 충전 인프라가 수요를 주도하는 양상을 보인다. 서울과 경기의 수소충전소 이용률이 각각 32,800%, 24,591%에 달해 시설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2024년 자동차 등록 통계는 지역별 특성을 뚜렷이 드러냈다. 제주도는 관광과 환경의 조화를, 대도시는 효율적 교통체계를, 농촌은 실용성을, 울산은 산업 혁신을 각각 추구하며 독자적인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역별 차이는 향후 교통 정책 수립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소리 기자

저작권자 © 세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