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취임과 함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다시 한번 강화되고 있다. 무역적자 해소를 목표로 관세 인상과 보호무역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그의 정책은 한국 경제에 실질적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 한미 FTA 재협상 준비, WTO 제소와 같은 다자간 대응,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등 다각적인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들이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작동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한국 수출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와 산업별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서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정책들이 단기적인 대응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정부가 발표한 지원책이 현장에서는 체감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관세 도입과 중국 견제 강화는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수출기업들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시한다. 그러나 WTO 제소와 같은 대응책은 절차의 복잡성과 결과의 불확실성 때문에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의 전략이 성공하려면 민간 기업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무역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정부의 발표가 선언적 의미를 넘어 실제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산업계와의 긴밀한 소통과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미 FTA 재협상 과정에서 국내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협상 전략과 함께, 피해를 입는 기업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책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분석하고 이를 줄일 수 있는 대안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는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넘어 외교와 안보의 영역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와 대북 정책 변화는 한미 동맹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 정부는 경제와 외교, 안보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 정부의 대응 전략은 주요국들의 초기 반응과도 비교될 수 있다. 유럽연합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보복 관세를 포함한 강경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중국은 내수 강화와 우회 수출 전략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려 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제 무역 질서의 변화 속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지들을 고민하게 만든다.

결국, 정부의 발표는 시작에 불과하다. 발표된 전략들이 실제로 현장에서 작동하고,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때만이 ‘미국 우선주의’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 장기적인 경제 생태계 전환을 위한 근본적인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 /윤소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