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0월까지의 수출 동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총 5658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이 실적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의 선전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반도체 수출은 AI와 IT 기기 수요 확대로 역대 최대 실적인 1150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자동차 수출은 591억 달러로 기존 최고치를 갱신했다. 선박과 컴퓨터 부문도 각각 20.2%, 67.6%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잠재적인 리스크로 작용한다. 특히, 미국 신정부의 통상 정책 변화는 한국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대중국 견제 정책이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의 총수출액 감소와 GDP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협 요인이다. 그러나 대중국 관세 정책은 한국의 반도체 및 태양광 셀 제품의 대미 수출 증가를 촉진하는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자동차와 철강 부문은 미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위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은 주요 수출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AI와 IT 수요를 활용해 고사양 메모리 제품의 수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생산능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자동차 산업은 대미 및 대중 수출을 늘리는 동시에 미래차 부품 개발과 글로벌 밸류체인 진입을 통해 시장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컴퓨터 산업은 SSD와 데이터센터 제품 수요 증가에 대응해 수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은 중장기적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의 공급망 블록화에 대비한 대응책과 핵심 산업의 공급망 다변화는 불확실성을 줄이고 외부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또한, AI,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신산업에서의 기술 개발과 수출 확대를 위해 투자와 국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단기적인 실적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수출 안정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한국의 수출은 대만, 일본 등 경쟁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대만은 반도체 및 컴퓨터 수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으며, 일본은 내수 중심의 성장을 이어가며 외수의 기여도가 낮았다. 대조적으로 한국은 신산업 중심의 기술적 혁신과 전략적 시장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수출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윤소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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