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클릭아트 요즘 경기도의 유치원 상황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지난 3년 동안 무려 131개의 유치원이 문을 닫고, 372개가 휴원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그저 숫자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우리 교육의 뿌리가 흔들리는 소리다. 얼마 전 한 시골 마을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한때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마을 공립유치원이 적막에 잠겨있었다. 원아 수가 5명 미만이라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일이 경기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공립유치원 264곳, 사립유치원 108곳이 휴원 상태라니, 이건 마치 우리가 미래의 희망을 스스로 접어버리는 것만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반면 영어유치원은 2년 사이 186곳에서 232곳으로 늘었다. 물론 글로벌 시대에 영어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자칫 '돈 있는 집 아이들은 영어유치원,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선택권 제한'이라는 씁쓸한 현실로 이어질까 걱정이다. 필자가 교직에 있을 때만 해도, 유치원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닌 아이들의 '두 번째 집'이었다. 형, 동생처럼 어울리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고, 선생님과의 따뜻한 교감 속에서 세상을 향한 첫발을 내딛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그런 배움터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을 보며, 우리는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이제라도 우리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꼭 5명이라는 숫자에 매달리지 말고 지역 실정에 맞는 탄력적인 운영을 허용해야 한다. 영어교육이 필요하다면, 값비싼 영어유치원이 아니더라도 일반 유치원에서도 질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려야 한다. 무엇보다 젊은 부모들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공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옛말에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의 첫 배움터를 지키는 일도 마찬가지다. 교육 당국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관심과 지혜가 필요한 때다. 세종일보 toswns4@daum.net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세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만 안 본 뉴스 한화 불꽃축제 30일 개최…대전시, 방문객 안전 관리 강화 주민이 채우는 폐교, 지역이 키우는 공간으로 만든다 [사설] 일할 세대가 떠난다 ‘APEC 2025 미래들의 수다’, 청년 시선으로 본 인구위기 어린이 환경교육, 뮤지컬로 배우는 탄소중립 외로움 대신 연결로… 청년 위한 온라인 상담 시범 운영 반복되는 SPC 사고… 노동부 "노동강도·건강영향 재진단 필요" 한화 불꽃축제 30일 개최…대전시, 방문객 안전 관리 강화 개의 댓글 회원로그인 작성자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 정렬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닫기 더보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본문 / 400 비밀번호 닫기 내 댓글 모음 닫기 주요기사
아이클릭아트 요즘 경기도의 유치원 상황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지난 3년 동안 무려 131개의 유치원이 문을 닫고, 372개가 휴원에 들어갔다는 소식은 그저 숫자로만 받아들일 수 없는, 우리 교육의 뿌리가 흔들리는 소리다. 얼마 전 한 시골 마을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한때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마을 공립유치원이 적막에 잠겨있었다. 원아 수가 5명 미만이라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런 일이 경기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공립유치원 264곳, 사립유치원 108곳이 휴원 상태라니, 이건 마치 우리가 미래의 희망을 스스로 접어버리는 것만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반면 영어유치원은 2년 사이 186곳에서 232곳으로 늘었다. 물론 글로벌 시대에 영어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자칫 '돈 있는 집 아이들은 영어유치원,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선택권 제한'이라는 씁쓸한 현실로 이어질까 걱정이다. 필자가 교직에 있을 때만 해도, 유치원은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닌 아이들의 '두 번째 집'이었다. 형, 동생처럼 어울리며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고, 선생님과의 따뜻한 교감 속에서 세상을 향한 첫발을 내딛는 소중한 공간이었다. 그런 배움터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것을 보며, 우리는 무엇을 잃어가고 있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이제라도 우리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농어촌 지역의 경우, 꼭 5명이라는 숫자에 매달리지 말고 지역 실정에 맞는 탄력적인 운영을 허용해야 한다. 영어교육이 필요하다면, 값비싼 영어유치원이 아니더라도 일반 유치원에서도 질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려야 한다. 무엇보다 젊은 부모들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공교육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옛말에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의 첫 배움터를 지키는 일도 마찬가지다. 교육 당국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관심과 지혜가 필요한 때다.
당신만 안 본 뉴스 한화 불꽃축제 30일 개최…대전시, 방문객 안전 관리 강화 주민이 채우는 폐교, 지역이 키우는 공간으로 만든다 [사설] 일할 세대가 떠난다 ‘APEC 2025 미래들의 수다’, 청년 시선으로 본 인구위기 어린이 환경교육, 뮤지컬로 배우는 탄소중립 외로움 대신 연결로… 청년 위한 온라인 상담 시범 운영 반복되는 SPC 사고… 노동부 "노동강도·건강영향 재진단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