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가 큰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개별 학습자의 수준과 속도에 맞춘 맞춤형 교육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이는 분명 획기적인 진전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진정한 교육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AI 디지털교과서의 장점은 분명하다. 학습자별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실시간 피드백을 통해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특히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활용한 풍부한 학습 경험은 학생들의 흥미와 이해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또한 실시간 업데이트가 가능해 최신 정보를 신속하게 반영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잠시 멈추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종이 교과서가 가진 고유한 가치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 기기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과 더불어, 손으로 책을 넘기며 생각을 정리하고 메모를 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학습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모든 학생과 교사가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즉시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 가지 교육 도구의 장점을 최적화하는 혼합형 접근법이다.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은 점진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 과정에서 교사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와 학생들의 적응을 위한 지원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더불어 디지털 격차로 인한 교육 불평등이 심화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분명 미래 교육의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는 전통적 교육방식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교육의 본질은 결국 학습자의 성장과 발전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되,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지키며 균형 잡힌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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