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배추 가격이 유례없는 변동성을 보이면서 김장철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월 kg당 650원이던 배추 가격은 9월 1850원/kg까지 급등한 후 10월에는 1680원/kg으로 다소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1월 대비 약 158% 상승한 수치다. 소매가격 기준 지난해 10월 배추 한 포기의 가격은 8989원으로 전년 대비 45.2%, 평년 대비 24.6% 상승했다.

배추 월별 도매가 가격 추이 (1kg 기준, 단위 원) 자료 출처 =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 그래픽=윤소리 기자
배추 월별 도매가 가격 추이 (1kg 기준, 단위 원) 자료 출처 = 농산물유통 종합정보시스템 농넷 그래픽=윤소리 기자

배추 가격 급등의 주된 원인은 이상기후에 있다. 올 여름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고랭지 배추 작황이 큰 타격을 입고 여름철 주요 공급원인 고랭지 배추의 생산 부진으로 시장 공급이 부족해졌다.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5.3%, 평년 대비 4.9% 감소한 점도 가격 상승을 가중시켰다. 장마 이후 병해충 피해도 악화되면서 '무름병' 등으로 인한 배추의 손실이 증가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가을배추·무 현장 기술지원단 8명을 투입해 29개 시군에서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도 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도 자체 현장 기술지원단 175명을 통해 59개소에서 영양제 살포, 병해충 사전 예방 등 기술지원을 229회 실시했다.

현재 강원특별자치도 횡성, 충북 괴산, 충남 아산, 전북특별자치도 고창 지역에서 가을배추 출하가 시작됐다. 전남 해남 지역은 11월 중순부터 가을배추를 본격 출하해 12월까지 이어갈 예정이며, 충북 괴산에서는 절임 배추 형태로 12월 중순까지 판매할 계획이다.

기후 변화는 배추 재배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온 상승으로 인해 배추와 무의 재배 적지가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연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농산물 재배 적지는 약 81km 북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랭지 지역은 이미 평균 기온 상승으로 인해 배추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2000년부터 2012년 사이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농촌진흥청은 11월 5~6일에 가을배추·무 주산지 20여 개 지역 농업기술센터 담당자들과 작황 예측 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별 생육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의 문제점을 발굴해 신속한 해결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한 중앙·지방 간 협력을 강화해 현장 기술지원을 확대하고, 가을배추·무 수급 안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여름철 고온 및 가뭄으로 인해 모종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해 재배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전반적인 생육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확 지역에서는 급격한 기온 하락에 대비해 부직포, 비닐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파 예보 시 배추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정부는 배추 가격 안정화를 위해 중국산 배추 수입 확대를 검토하고 있으며, 양배추 등 대체 작물 사용을 권장하는 정책도 추진 중이다. 산지 유통인과 농협이 보유한 배추 물량의 조기 출하를 유도하기 위해 출하장려금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종합적인 대응을 통해 김장철 배추 가격 안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윤소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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