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023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녹위)는 30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2024년 제3차 전체회의를 열고 주요 성과를 점검했다.

2023년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624.2백만톤을 기록했다. 이는 당초 목표 대비 6.5% 초과 감축한 수준이다. 이러한 성과는 원전 등 무탄소 발전 확대와 산업 체질 개선, 글로벌 경제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됐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1.1% 증가한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은 경제성장 속에서도 배출량을 감축하는 '탈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에너지 전환, 건물, 산업 부문에서는 감축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다만 전기차 보급 감소와 폐기물 소각량 증가 등 일부 분야에서는 목표 달성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이는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상당히 진취적인 수준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업의 탄소 산정·보고·검증(MRV) 역량 강화 방안도 논의됐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MRV 역량 제고를 위해 실무자 교육과 컨설팅을 확대하고, 탄소배출량 검증과 절감을 위한 시설 투자 및 운영 자금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공급망 기업 간 탄소배출량 정보를 효율적으로 교환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 플랫폼 구축도 추진된다.

탄녹위는 무탄소 발전 기술 혁신도 가속화한다.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한 혼소 발전,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등을 적극 도입하고,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안정적 계통 운영을 위한 송전망 구축도 병행할 방침이다.

김상협 카이스트 부총장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지속적으로 초과 달성하며 우리 경제의 저탄소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탄녹위와 함께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윤소리 기자

저작권자 © 세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