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철도 기술의 중남미 진출은 한국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공적개발원조(ODA)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페루와 엘살바도르의 철도 건설 타당성 조사 지원을 목표로, 한국 철도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한국 기업의 중남미 시장 진출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시도다. 특히 이번 ODA 사업을 통해 페루와 엘살바도르 양국의 교통 관련 주요 부서와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형 철도 기술의 효과적 도입 방안을 논의하는 등 긴밀한 사업 추진이 예상된다.

중남미 국가들은 지속 가능한 교통 인프라와 친환경적 프로젝트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페루의 경우 마추픽추와 같은 세계적 관광지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엘살바도르는 태평양 철도사업의 일환으로 국내 물류와 교통을 연결할 철도 구간 건설을 계획 중이다. 한국의 열차제어시스템은 철도 운영의 안전성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기술로, 기존 외산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중남미에서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호환성과 유지보수 효율성을 고려한 표준화된 시스템을 통해, 지역별로 다른 신호 방식을 통일하여 중남미 현지에 적합한 철도 시스템으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한국의 현지화 전략은 철저히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을 따른다. 예를 들어, 안데스 산맥의 급경사 구간에는 등판 성능이 뛰어난 열차를 적용해 고산지대에서도 안전하고 안정적인 철도 운행을 보장할 수 있다. 아마존 유역과 같은 열대우림 지역에서는 생태계를 보호하면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친환경적인 노선 설계를 적용해 현지 기후와 지형적 특성을 철저히 반영했다. 또한, 해안가를 지나는 구간에서는 해수 부식에 강한 재료와 내구성이 강화된 구조물을 도입하여, 해일과 같은 자연재해에 대한 안전성을 높이고자 했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은 한국의 철도 기술이 단순히 기존 시스템의 일방적 수출이 아니라, 현지 환경에 맞춘 적응형 기술이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철도 인프라는 관광 산업과 지역 경제 발전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 페루와 엘살바도르 철도 프로젝트는 지역 관광 활성화와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페루의 경우 주요 도시와 관광지를 철도로 연결함으로써 리마에서 쿠스코, 마추픽추 같은 관광지로의 접근이 보다 용이해진다. 이는 관광객들의 이동 시간을 줄이고 쾌적한 여행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관광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관광지 인프라가 철도로 강화되면서 새로운 관광 명소가 개발될 가능성도 커지며, 관광업의 다양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 엘살바도르에서 진행되는 태평양 철도 프로젝트 또한 물류 비용 절감과 교통 효율성 개선을 통해 현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 간 물류 연계성을 강화하여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철도 인프라 확충은 결국 소외 지역의 접근성을 높이고,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와 민관협력(PPP) 모델을 통한 재정적 지원은 철도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중요한 요소다. 중남미의 경우 철도 인프라 확충에 있어 정부 재정 부담이 큰 만큼, PPP 모델을 통해 한국이 지원하는 ODA 사업은 현지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사업 추진과 함께 한국 철도 기술을 현지에 전수하고, 현지 인력의 교육과 훈련을 진행함으로써 기술 이전과 현지화를 동시에 달성하고 있다. 이는 현지 노동시장에서 고용을 창출하는 동시에 한국 철도 기술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 향후 추가 사업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기회로 작용한다.

페루와 엘살바도르 철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완료될 경우, 이 사례는 중남미 전체 철도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다. 국제 투자자들이 이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중남미 철도 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며,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페루와 엘살바도르에서의 기술 전수와 노하우가 중남미 다른 국가로 확산됨에 따라, 인접 국가들 역시 철도 건설 및 운영에 필요한 기술력과 인력을 키우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중남미 철도 네트워크의 연계성을 높이고, 지역 내 물류 효율성을 강화하며, 전반적인 경제 발전과 통합을 촉진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한국형 철도 기술과 운영 경험의 중남미 확산은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한국 철도 산업의 성장 잠재력과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증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 철도 기술이 중남미 지역 내 철도 인프라의 중심적 위치를 확보하고, 양 지역 간 교류와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소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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