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눈부신 성장을 이루고 있다. 여러 한국 작가들이 국제 문학상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이고, 해외 출판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2016년 맨부커 국제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한국문학의 세계 진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자리 잡았다. 이어 편혜영의 '홀'은 2018년 미국 셜리 잭슨 상을 수상했고, 황석영의 '해질 무렵'은 같은 해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받았다. 김혜순의 '죽음의 자서전'은 2019년 캐나다 그리핀 시 문학상을, 손원평의 '아몬드'는 2020년 일본 서점대상 번역 소설 부문에서 상을 받으며 한국문학의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해외 출간 및 번역 작업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2022년 한 해에만 약 200편의 한국문학 작품이 해외에서 출간되었으며, 2020년까지 총 4,315권의 한국문학 서적이 외국에서 출간되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주요 언어권에서 번역 출판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러시아어, 체코어, 폴란드어, 베트남어, 타이어, 몽골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 출판이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한국문학 작품들이 해외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채식주의자』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은 26개국에 번역되어 일본에서만 21만 부를 포함해 총 60만 부 가까이 판매되었다. 이러한 작품들은 한국문학의 독창성을 보여주며 해외 독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의 한국문학 홍보 활동도 활발하다. 영국 서점 '포일스'에서는 한국어 학습 도서 및 한국문학 코너가 마련되었고, 헝가리에서는 '영감의 원천-윤동주가 사랑한 한글' 전시회가 개최되는 등 한국문학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한국문학의 글로벌 확산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각국의 출판 시장 트렌드와 독자 성향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시장에서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중시하는 독자들이 많고, 사회 문제를 다루는 작품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에 따라 한국의 사회적 이슈를 다루면서도 보편적인 주제를 포함한 작품들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시장의 경우 섬세한 감정 묘사와 일상의 아름다움을 중시하는 독자들이 많아,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작품들이 일본에서의 인기를 끌 가능성이 크다.

유럽에서는 문학성과 예술성을 중시하는 독자들이 많아,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다루는 작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또한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문학 형식에 대한 개방성이 커, 새로운 형식의 문학 작품이 유럽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의 경우 웹소설과 같은 온라인 문학 시장이 발달해 있으며, 역사물과 판타지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나 판타지 장르 작품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여지가 크다.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은 단순한 문학적 성과를 넘어서,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작가들의 국제적 수상은 한국문학의 인지도를 높이고, 영화, 드라마, K-pop과 함께 한국문화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문학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사회, 문화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며,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한국문학의 해외 진출은 국가 간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 문화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문학의 번역과 출판을 통해 다양한 국가와의 문화적 교류가 촉진되며, 이는 공공외교 활동의 활성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나아가, 한국문학의 성공은 관련 콘텐츠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져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할 수 있으며, 국제 관계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앞으로 한국문학의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번역 지원과 문학 교류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하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장르와 주제의 작품을 소개하여 한국문학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윤소리 기자

저작권자 © 세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