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이 가속화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하여 암표 판매 행위를 보다 폭넓게 규제하는 방향으로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티켓 구매만이 처벌 대상이었으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이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익을 목적으로 입장권을 재판매하는 행위까지 포함된다. 이를 통해 공연과 스포츠 분야의 암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현재 암표 규제에 대한 국제적 동향을 보면,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암표 거래를 규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뉴욕주에서는 공연장 1,500피트 이내에서 표면가 이상의 가격으로 티켓을 판매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티켓 구매와 재판매에 대해 최대 1,5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영국은 원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티켓을 재판매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일본은 암표 판매 행위에 대해 최대 1년의 징역형 또는 100만 엔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엄격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프랑스와 벨기에 또한 높은 벌금으로 암표 거래를 규제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 규제 사례들은 각국의 문화와 산업 구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암표 거래를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가 공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다만 온라인 티켓 마켓플레이스가 등장하면서 규제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법률들이 소비자 보호라는 본래의 목적을 완전히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한국의 강력한 소비자 보호법이 오히려 암표 거래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암표 거래의 사회적, 경제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입장권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일반 관람객, 특히 공연과 스포츠 경기의 진정한 팬들이 관람 기회를 상실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공연과 스포츠의 문화적 접근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된다. 암표 거래는 팬덤 문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일부 팬들이 암표 게시물을 모니터링하고 신고하는 활동을 하게 만들지만, 이러한 활동은 팬덤의 본질을 왜곡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도 암표 거래는 산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입장권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면서 공연 및 스포츠 산업의 정상적인 발전을 저해하며, 암표상이 중간에서 이익을 취하는 구조는 아티스트나 공연 주최 측의 정당한 수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양질의 공연과 경기를 제작하는 데 장애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암표 근절을 위해 다각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찰청과의 공조 체계를 강화하여 암표 단속을 위한 수사와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기술을 활용한 예매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암표 근절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도 병행하여 암표 거래를 줄이는 데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법 개정안이 현실적인 암표 거래 방식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암표 규제가 매크로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거래 방식까지 포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법적 규제와 함께 기술적 대응이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암표 근절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소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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