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농업기술원이 염분이 높은 간척지 환경에 잘 적응하는 벼 품종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쌀연구팀은 쌀 수급 조절과 농업용수 절약을 목표로 서해안 간척지에 적합한 벼 품종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충남 지역의 벼 재배 면적은 총 13만 헥타르로, 그 중 10%가 간척지에 해당한다. 그러나 간척지는 바다를 막아 만든 만큼 토양 내 염분 함량이 높아 벼의 양분 흡수에 어려움을 겪고 염 피해로 인한 생육 저하가 자주 발생한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염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기상청의 '2023년 연 기상 가뭄 발생 특성' 보고서에 따르면 1974년 관측 이래 10년 단위로 100일 이상 지속된 기상 가뭄이 발생한 햇수는 최근 10년 동안 5회로, 다른 기간(0~2회)보다 많았고 일수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현재 농업 현장에서는 물 걸러대기 방식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이는 염분 농도를 낮추는 대신 많은 양의 농업용수를 필요로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도 농업기술원은 기후변화로 인한 잦은 가뭄에 대응해 간척지에 더 잘 적응하는 벼 품종 연구를 진행 중이며,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 농업용수 절약과 쌀 수급 조절에 기여할 계획이다.

현재 실내 온실에서는 벼의 염해 한계농도(0.3%)의 2배 이상인 0.75%까지 염 스트레스를 인위적으로 가해, 염해에 강한 유망 계통을 선발하고 있다. 선발된 계통은 서해안 간척지와 기술원의 시험연구용 포장에서 재배하며 생육 차이를 비교하고, 최종적으로 염해에 강한 품종을 등록할 예정이다.

또한 도 농업기술원은 식량 안보 확보와 쌀 수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간척지에 적합한 사료용 벼 개발도 추진 중이다.

조기원 도 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연구사는 "서해안 간척지에 잘 적응하고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고품질 밥쌀용 벼와 사료용 벼 품종을 개발해 기후변화에 대응할 것"이라며 '간척지 벼 재배 농업인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맞춤형 연구와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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