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4.2%… 상승폭 1년 만에 최소
지난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를 기록하며 1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을 보였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는 지난 2월의 상승률 4.8%에서 0.6% 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주로 석유류 가격의 하락이 물가 상승률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56(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상승했다. 소비자 물가 상승세는 작년부터 가파르게 치솟다가 점차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소비자 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하고 있고, 지난해 상반기에 많이 상승한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안정화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심의관은 "공공요금 인상 요인과 석유류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서비스 부문의 오름세가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해서 여러 불확실한 요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물가 상승률 하락의 주요 원인인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4.2% 하락했으며, 이는 2020년 11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반면 농축수산물의 가격은 전월 대비 3.0% 상승했으며, 특히 채소류 가격이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13.8% 올랐다.
전기, 가스, 수도 요금은 28.4% 상승하여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이어갔다. 개인 서비스 업종도 5.8% 올라 전월 대비 상승 폭이 더 커졌다.
한편,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은 4.8%로 전월(4.5%)보다 0.3% 포인트 하락했다. 근원물가는 석유류, 농축수산물 등 불안정한 요소를 제외한 물가 상승률로, 실제 소비자들의 지갑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알려져 있다. 이번 근원물가 상승률 하락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물가 동향은 석유류와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경제 상황과 국제 정치적 불안정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내수 침체로 인한 경기 둔화와 서비스 부문의 가격 상승세도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농수축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해 공급과 수급을 원활하게 조절하고,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정책과 금융시장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도 동시에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물가 상승세가 완전히 잡히지 않았으며, 세계 경제 상황과 국내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물가가 불안정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 경제계 관계자는 “향후 물가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시장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