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가스 등 연료물가 32% 급등, 외환위기 이후 최고

지난달 전기·가스비 등 연료물가가 32% 가까이 뛰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정부가 지난해 4월부터 전기·가스 요금을 4차례 올린 여파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전기·도시가스·지역난방·등유 등을 집계한 ‘전기·가스·기타연료’ 물가 지수는 135.75(2020년을 100으로 본 상대적 지수)로 지난해 1월 대비 31.7% 올랐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기, 가스 및 기타연료 물가는 소비자물가 지수를 지출 목적별로 분류해 산출된다.

지난해 11~12월 2달 연속 5%였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5.2%로 오른 것은 연료비 상승 여파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품목별로 전기료 1월 상승률은 29.5%로 1981년 1월(36.6%) 이후 42년 만의 최고치였다. 전기요금은 작년 4·7·10월과 올해 1월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달 연속 36.2%다. 1998년 4월(51.1%) 이후 최고다. 도시가스 요금은 작년 4·5·7·10월에 올랐다.

같은 기간 지역난방비 상승률도 34%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5년 1월 이후 최고다.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에서 주로 쓰는 등유 가격은 1년 새 37.7% 올라, 1월 기준으로 1998년(72.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연료비 상승 여파로 식당과 호텔·여관의 원가 부담이 커져 외식비와 숙박 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김밥(11%)·칼국수(10.3%) 등 외식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7.7%로, 1월 기준 1992년(14.4%) 이후 31년 만에 최고다. 호텔·여관·콘도 등 숙박 물가 상승률은 6.8%로 1월 기준 2020년(8.3%) 이후 3년 만에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