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가 세계에 보낸 외침, '한일관계사료집' 739쪽 완질 귀환

2025-11-25     이승현 기자
한일관계사료집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광복 80년을 맞아 임시정부가 국제무대에 독립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한일관계사료집' 완질을 확보했다. 국가보훈부는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미국 내 한인 소장자로부터 들여온 자료를 기념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이관된 사료집은 4권으로 구성된 739쪽 분량의 완질 형태로, 제작 당시 약 100질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희소성이 매우 높다.

사료집은 고대부터 1910년 병합에 이르는 한일 관계의 전개, 병합 과정의 부당성, 병합 이후 3월 1일 만세운동 이전까지의 식민지 현실과 탄압상을 정리하고 있으며, 3·1운동의 전개 과정을 표기록 중심으로 체계화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특히 제4권은 지역별 만세운동 양상을 구조화된 통계와 함께 정리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임시정부는 1919년 상하이에서 안창호와 이광수 등 33인이 참여한 임시사료편찬회를 꾸리고 같은 해 7월부터 편찬에 착수했다. 편찬 작업은 석 달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긴박하게 진행됐으며, 9월 23일 등사 방식으로 제작해 해외 각지에 배포했다. 독립운동 지도자들이 국제사회에 식민지 현실을 알리고 정당성을 설득하려 했던 절실한 판단이 반영된 결과였다.

기념관은 이번 자료를 보존 처리한 뒤 학술 연구와 전시,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등에 활용해 대중이 직접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할 계획이다. 김희곤 기념관장은 이번 기증이 임시정부사의 복원에 의미 있는 성과라며, 철저한 복원 절차를 거쳐 국민과 미래세대가 독립운동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