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전통시장·소상공인, 전망만 뛰고 체감은 제자리

체감 회복 뒤처지면서 지역 소비 회복 불안

2025-11-17     이승현 기자
아이클릭아트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지표에서 충청권은 전망 지수의 개선폭이 크지만 체감 지수의 회복은 제한적이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소상공인시장경기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8~9월 전국적으로 전망 지수가 반등했음에도 충북과 충남, 대전, 세종은 내수 기반 업종을 중심으로 체감 회복이 뒤처지면서 지역 소비 회복이 불완전한 양상을 보였다.

전통시장 조사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충청권 지역 전통시장의 9월 체감 지수는 대부분 70대 중반 수준에 머물렀고, 10월에는 전망 지수만 다시 상승해 실적과 기대 사이의 간격이 커졌다.

소상공인 업종별 지표에서도 충청권이 주로 비중을 두고 있는 내수 중심 업종의 흐름이 뚜렷하다. 음식점업 체감 지수는 8월 80.1에서 9월 72.3으로 오히려 낮아졌고 소매업도 8월 77.2에서 9월 78.1로 사실상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전망 지수는 음식점업이 9월 85.3, 소매업이 89.3으로 상승하며 기대가 실제보다 크게 앞서는 구조가 반복됐다. 충북과 충남 지역에서 개인 창업 비중이 높고 내수 의존도가 큰 점을 고려할 때, 체감 지수의 정체는 지역 경기 회복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문별 지표에서도 변화 방향은 비슷하다. 충청권 소상공인이 공통적으로 체감하는 경기전반 지수는 8월 72.3에서 9월 76.6으로 소폭 개선됐지만 같은 기간 전망 지수는 76.7에서 88.3으로 크게 뛰었다. 매출 체감도 74.1에서 77.4로 제한적 반등에 그쳤고 자금사정 체감 역시 75.1에서 77.7로 상승 폭이 크지 않았다. 반면 비용 상황 지수는 8월 108.1에서 9월 104.9, 10월 전망 103.5로 여전히 100을 웃돌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비용이 실적 회복을 제약해 전망과 체감의 괴리를 키우는 요인이라는 점이 수치로 확인된다.

전통시장 자료를 보면 충청권의 흐름은 더욱 선명하다. 지역별 전통시장 지표에서는 8월 체감이 전국적으로 70대 초중반에 머물렀고 9월에도 그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10월 전망은 85에서 95 사이까지 회복하며 소상공인 조사와 완전히 동일한 패턴을 보였다. 충청권 전통시장이 내수 중심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망의 과도한 개선과 실적의 지체는 지역 내 소비 기반의 회복력이 취약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충청권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지표가 같은 흐름을 보인다는 점은 지역 경기 해석에서 중요한 신호다. 내수 기반 업종의 체감 지수 정체는 경기 저점을 여전히 통과 중이라는 뜻이며 비용 부담이 내려오지 않는 상황에서 전망 지수만 빠르게 반등하는 현상은 회복의 착시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 충청권의 경제 주체가 기대를 높이는 가운데 실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 상황이 고착되면 지역 소비 회복의 속도는 한동안 제한될 수 있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