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청권 산업 기초 체력 무너진다

2025-11-17     세종일보
아이클릭아트

충청권의 산업 비용 구조가 조용히 뒤틀리고 있다. 물가 지표는 안정된 듯 보이지만 국내 원재료 상승과 제조업 출고가 정체가 동시에 나타나 산업의 기초 체력이 약해지는 흐름이 분명하다. 수입 원가는 떨어지는데 국내 원가는 오르고, 출고가는 그대로여서 가격 전가력이 약해진 지역 산업의 취약성이 드러난다.

충북은 의약품 출고가가 사실상 고정된 채 국내 원재료 가격이 오르며 바이오 기업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생산비 상승을 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운 산업에서 원가 압박은 투자 여력까지 제약할 수 있다. 충남도 수출 가격이 하락하고 주요 부품 단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아 부담이 누적된다. 국내 조달 비중이 큰 중소 부품사는 원가 상승과 단가 약세가 겹쳐 취약성이 더 크다.

대전은 전자부품 출고가가 하락하는 가운데 금융보험, 숙박음식 등 서비스 가격이 오르며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연구개발 중심 도시는 수익보다 비용이 먼저 움직이는 구간에서 기업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세종은 제조업 비중이 낮아 출고가 안정의 이점을 누리기 어렵고 서비스 가격 상승이 곧바로 가계 부담으로 이어져 생활비 압박이 커진다.

충청권은 산업 성격이 다르지만 모두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구조에 비용 상승이 겹치는 비대칭적 위험을 안고 있다. 지금의 물가 흐름은 단기 충격이 아니라 서서히 체력을 약화시키는 구조적 부담이어서 원가 부담을 완화하고 가격 전가력을 높이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