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개국이 증명한 경쟁력, K-뷰티 2막 - 中.
중소기업 70%, ODM 기업들의 숨은 성공기
K-뷰티의 지형도가 급변하고 있다. 2025년 최대 수출국이 처음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고, 중국 의존도는 30%에서 18.5%로 떨어졌다. 이는 단순한 순위 변동이 아니라 산업 구조의 근본적 전환을 의미한다.
1편에서는 시장의 지형 변화를, 2편에서는 ODM 제조사 중심으로 재편되는 산업 생태계를, 3편에서는 성장 뒤에 남은 질적 과제들을 다룬다. /편집자주
K-뷰티 성장의 이면에는 제조 생태계의 변화가 있다.
대기업 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줄었지만, 중소·인디 브랜드의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중소기업 화장품 수출액은 39억 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9.7% 증가하며 전체 화장품 수출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수출이 50억 2000만 달러로 전체의 68%를 기록했다.
이 추세는 ‘ODM 중심’ 산업 구조로의 이동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ODM 기업 코스맥스는 2024년 업계 최초로 2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매출의 70%가 인디 브랜드에서 나온다.
한국콜마는 공장가동률이 110%를 넘어섰고, 올 상반기 미국 제2공장을 완공해 색조화장품 자동화 설비를 2026년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사는 2022년 2500여 곳에서 2024년 3700곳 이상으로 증가했다. ODM 기업들은 생산공정을 자동화하고 AI 조색 시스템과 PPS(Packaged Product Service)를 도입해 리드타임을 최대 6개월 단축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은 중소·인디 브랜드의 진입장벽을 크게 낮췄다. 최소주문수량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대량 생산 없이도 신제품 출시가 가능한 생산체계가 자리 잡았다. 이는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제조 인프라다.
ODM의 빠른 대응력은 프랑스와 미국의 장기개발 중심 구조와 대비된다. 충북 오송과 청주는 이런 제조 네트워크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2025 오송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에는 220개 기업이 참가했고, 43개국 270여 명의 바이어가 방문해 1350건의 수출 상담이 진행됐다. 충북도는 연구개발, 시험평가, 생산, 유통을 아우르는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전시행사가 아니라 수출 파이프라인의 실질적 현장이다.
화장품은 이제 브랜드 산업이 아니라 제조 기반 산업으로 전환됐다. ODM 기업들이 ‘숨은 수출주역’으로 부상하며 K-뷰티의 품질, 속도, 유연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제조력의 진화가 K-뷰티의 지속 성장 동력으로 작동하는 국면이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