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빠지고 노년 늘었다…9월 고용률 70.4%
고용률이 70%를 돌파했지만, 세대별·산업별 온도차는 더 뚜렷해졌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세 이상 취업자는 2915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만 2000명 증가하며 고용률은 63.7%로 0.4%포인트 상승했다. 15~64세 고용률도 70.4%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수치만 보면 완만한 회복세지만, 증가분 대부분이 60세 이상에 집중돼 있어 ‘고령층 중심의 착시 회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0세 이상 취업자는 38만 1000명 늘었고 65세 이상 고용률은 41.4%로 1.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4만 6000명 줄며 고용률이 45.1%로 0.7%포인트 떨어졌다.
7월 고용보험 통계에서도 이 흐름은 이어졌다. 당시 상시근로 가입자는 1559만 9000명으로 4개월 연속 18만 명대 증가세를 보였지만, 제조업과 건설업은 각각 5000명, 1만 9000명 감소해 여전히 부진했다. 제조업 내에서도 자동차와 의약품, 식료품 등 일부 업종이 늘어난 반면 금속가공, 섬유, 기계장비, 고무·플라스틱 등 청년 고용 비중이 높은 분야는 계속 줄었다. 서비스업은 보건복지, 사업서비스, 숙박음식, 운수창고를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도소매업(-1만 1700명)과 정보통신업(-1만 명)은 감소했다. 29세 이하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보다 9만 명 줄었으며, 그중 절반가량이 제조업과 정보통신업에서 빠져나갔다.
통계상 고용률을 끌어올린 것은 공공형·단시간 중심의 노년층 일자리였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전년보다 11만 6000명 줄었지만 ‘쉬었음’ 인구가 늘고 ‘연로’ 인구가 감소해, 은퇴 후 재진입 형태의 일자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전체 취업자 수가 늘어도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노동력 질적 저하가 병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조업과 청년층에서 빠져나간 일자리 공백이 복지, 교육, 여가, 운수 등 서비스업 일자리로 대체되면서 노동시장은 점점 ‘내수형·단기형 고용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7월 기준 고용24의 신규구인 규모는 16만 5000명으로 전년보다 16.9% 줄었고, 구인배수는 0.40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빈 일자리 수는 15만 4000개에 불과해 제조업 위축이 단기 구인수요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 한편 통계청 주간 구인건수 지표에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감지되며, 산업 간 온도차가 뚜렷한 모습이다
9월 고용률 상승은 고령층 중심의 일자리 확대에 따른 통계적 효과로 볼 수 있다. 청년층과 제조업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고용률 개선의 질적 수준은 제한적이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고용 증가세가 유지되더라도 생산연령층의 고용 기반이 약화될 경우 전체 노동공급의 안정성은 확보되기 어렵다. 고령층 일자리의 지속성과 함께 청년층의 산업 진입 확대, 제조업 일자리 회복을 위한 정책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