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엔 비고 주말엔 붐빈다…‘생활인구 주말 쏠림’

2025-09-26     이현정 기자
충청권 4개 시·도 전경. 시계방향으로 충북혁신도시, 내포신도시, 세종특별자치시, 대전광역시. 사진 = 충북도, 충남도, 세종시, 대전시 제공 

올해 1분기 충청권 생활인구는 주말과 휴일에 집중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충북·충남·대전·세종 등 충청권 4개 시도 모두에서 휴일 체류인구가 평일보다 최대 3.3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주 기반은 약화되는 반면, 단기 체류 중심의 주말형 활력이 지역 인구 흐름을 대체하고 있는 양상이다.

통계청과 행정안전부가 공동 발표한 ‘2025년 1/4분기 생활인구 산정 결과’에 따르면, 충청권 생활인구는 휴일에 집중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1월 기준 충북과 충남의 휴일 체류인구는 각각 전체의 55.3%, 56.2%를 차지하며, 평일 대비 3.2배, 3.3배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54.6%, 3.2배)을 상회하는 수치다. 세종은 자료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유사한 광역 범주인 대전 또한 1월 평일 대비 휴일 체류인구 비율이 2.2배로 나타나 주말 집중 현상이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체류기간별 분포에서도 ‘단기 중심’ 현상이 뚜렷하다. 3월 기준 충북·충남 지역의 체류인구 중 1~3일 이내 체류가 전체의 70%를 넘었고, 6일 이상 장기 체류는 10%를 밑돌았다. 주말 관광이나 단기 방문이 생활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충북은 옥천읍, 단양읍 등 관광자원이 밀집된 읍면 단위 지역에서 체류가 집중되었고, 충남은 공주 정안면, 보령 대천5동 등 주요 관광지 중심의 체류 분포를 보였다.

문제는 이러한 인구 흐름이 지역 정책과 행정 수요 반영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행정·재정 기준은 여전히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체류 기반 유동인구의 서비스 수요나 소비 기여를 반영하기 어렵다. 이번 조사에서도 충청권 체류인구의 평균 체류시간은 11.1~13.5시간 수준, 평균 숙박일수는 3.4~4.9일로 단기임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체류 소비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주 인구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활력의 실질적인 동력이 정주가 아닌 ‘방문’과 ‘체류’로 이동하고 있음이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단기 체류 중심의 생활인구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충청권 각 지자체는 인구 기반 정책의 기준을 정주에서 체류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