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관광도시 치안, 검거보다 예방이 우선

2025-09-23     세종일보
대천해수욕장

 

충남 태안과 보령의 2024년 범죄 통계가 던지는 메시지는 복합적이다. 두 지역의 99% 이상 검거율은 분명 긍정적 성과지만, 태안에서만 2714건의 범죄가 발생했다는 현실은 다른 질문을 제기한다. 과연 높은 검거율만으로 안전한 관광도시라 할 수 있을까.

태안의 99.8%, 보령의 100.6% 검거율은 우수한 수사력을 보여준다. 특히 성폭력과 강력범죄의 전건 검거는 사후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근본적 문제는 범죄 발생 자체에 있다. 태안에서 폭력범죄 804건, 절도범죄 479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1200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했음을 뜻한다. 아무리 빠른 검거가 이뤄져도 이미 입은 피해와 트라우마는 회복되지 않는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관광지 특성상 나타나는 계절적 범죄 취약성이다. 여름철 인구 유입이 급증하는 서해안에서 성범죄 32건이 발생한 것은 단순한 통계가 아닌 개인 존엄성이 훼손된 사안들이다. 전건 검거보다는 애초에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예방 시스템이 더욱 중요하다.

관광산업이 지역경제 핵심인 두 지역에서 치안 문제는 곧 지역 발전과 직결된다. 관광객들은 안전한 여행지를 선택하며, 범죄 발생률이 높은 지역은 아무리 검거율이 우수해도 관광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관광철 순찰 인력 확충과 CCTV 설치 확대, 지역사회 자율방범 활동 강화, 관광객 대상 안전 인프라 구축 등 종합적 예방 대책이 시급하다. 높은 검거율은 자랑할 성과지만, 진정한 안전 관광도시는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곳이어야 한다. 태안과 보령이 서해안 대표 관광지 위상을 공고히 하려면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치안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