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실 없는 회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2025-09-12     세종일보
아이클릭아트

충북의 경기종합지수가 상반기 상승세를 기록했다. 선행지수와 동행지수 모두 수개월 연속 상승하며 지표상으로는 회복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를 곧이곧대로 경기 회복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표 이면에 자리한 구성지표들의 흐름은 여전히 불균형적이고 불안정하다.

예금은행 일반자금 대출금은 꾸준히 증가해 자금 유입이 확대된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건축허가동수와 자본재출하지수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했고, 제조업 취업자 비중은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는 지역 경기의 반등이 일부 수요와 자금 흐름에 기댄 불균형 회복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제조업 고용 비중의 지속적 감소는 충북의 산업 경쟁력에 심각한 경고신호로 작용한다. 충북은 오랜 기간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유지해 왔으며, 이는 지역 고용과 내수의 핵심 기반이었다. 제조업 비중이 흔들리면 중장기적으로는 지역경제 전반의 체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외형적 지표 반등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내실 있는 회복 구조를 마련하는 일이다. 정책은 단기적 자금 지원이나 건설 부양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제조업 기반을 고도화하고 고용 안전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해야 한다. 경기 회복의 지속 가능성은 지수 상승보다 그 내용을 구성하는 질적 기반에 달려 있다.

지표는 방향을 제시할 수는 있어도 내용을 담지는 못한다. 충청북도는 지금의 회복 흐름을 외형이 아닌 구조로 이어가기 위한 정책적 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진짜 회복은 숫자 뒤에 숨어 있는 불균형을 바로잡는 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