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늘어나는 세대, 멈춘 인구

2025-09-02     세종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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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의 세대수 변화는 뚜렷한 양극화를 보여준다. 대전·세종은 세대수가 꾸준히 늘어나며 성장세를 이어가지만, 충북·충남의 중소도시와 군 단위 지역은 정체 상태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충청권 전체 인구는 5375명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세대수는 2만4507세대 증가했다. 청주와 천안은 각각 3798세대, 4124세대가 늘며 증가세를 이끌었지만, 제천과 공주는 수백 세대 증가에 그쳤다.

이는 지역 내부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대도시로 청년층이 몰리며 세대수는 늘지만, 농촌과 중소도시는 고령화와 인구 유출로 쇠퇴 위험이 커지고 있다. 충청권은 성장 지역과 쇠퇴 지역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 구조에 직면한 셈이다. 이러한 격차는 단순한 숫자의 차이가 아니라 교육·의료·일자리 등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정부와 지자체는 충청권을 단일한 성장 지역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도시와 농촌의 격차를 줄이는 맞춤형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청년층 유입을 위한 일자리와 교육 인프라, 고령층 지원과 빈집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 충청권의 두 얼굴은 지방 전반의 현실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지금 대응하지 않는다면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이라는 이중의 위기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