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빨간선'은 생명선

2025-08-26     세종일보
아이클릭아트 

대전시가 소방시설 주변에 적색 도색과 안내 문구를 설치해 불법 주정차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나섰다. 화재 현장에서의 골든타임은 몇 분에 불과하다. 소방차의 접근을 방해하는 불법 주정차는 곧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 시가 제도적 장치를 통해 주정차 금지를 한층 명확히 하고 시민들에게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는 것은 뒤늦은 감이 있지만 환영할 만한 조치다.

그러나 근본적인 성과는 시설 확충만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도색된 적색선이 있어도 지키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이미 각종 주정차 금지 표지판이나 단속 카메라가 곳곳에 있지만 불법 주차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결국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시민들의 안전 의식이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

더불어 지자체의 꾸준한 단속과 강력한 행정 의지가 필요하다. 적발 이후 솜방망이 처벌로는 억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단속과 처벌이 생활 속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때 정책적 효과도 뒤따른다. 나아가 소방 당국과 지자체가 협력해 안전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시민들이 주차 편의를 이유로 안전을 희생시키지 않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시민의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규칙은 타협할 수 없다. 이번 대전시의 '빨간선' 정책이 보여주듯, 소방시설을 지키는 것은 곧 공동체의 생명줄을 지키는 일이다. 정책의 실효성은 시민 의식과 행정의 엄정함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