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어렵지만 좋아질 것"…심리지표 격차 확대

2025-08-26     이승현 기자
아이클릭아트 

올해 하반기 들어 국내 소비자들의 경기인식에서 주목할 만한 양면성이 관찰되고 있다. 현재 상황에 대한 체감은 여전히 부정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미래 전망에 대해서는 상당히 개선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올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현재경기판단CSI가 55를 기록했다. 이는 중립값 100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로, 소비자들이 당면한 경기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동일 시점의 향후경기전망CSI는 73으로 집계되어, 두 지수 간 18포인트라는 상당한 간격을 보였다. 이러한 격차는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에 해당하며, 소비자들이 현재보다 미래를 훨씬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준다.

소비자심리를 측정하는 이들 지수는 통상 현재와 미래의 경제여건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담아내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두 수치 사이의 괴리가 특히 두드러졌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두 지표의 차이는 대체로 10~12포인트 범위에서 움직였다. 그런데 올해에 접어들면서 격차 확대 현상이 선명해지고 있다. 올 2월부터 7월까지 현재경기판단CSI는 55~57 구간에서 답보상태를 보인 반면, 향후경기전망CSI는 동일 기간 70을 넘어서며 상승 추세를 지속했다.

이 같은 인식의 차이는 실제 경제상황과 심리적 기대 사이의 불일치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의 주요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국내총생산(GDP)이 올 1분기 –0.2%에서 2분기 0.6%로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으나, 전체적인 경기회복 모멘텀은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다. 한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상반기 3.3%에서 3.1%로 약간 낮아져 물가 우려가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동기간 전국 실업률은 4% 전후 수준을 지키며 고용상황의 급속한 악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앞으로의 경기에 대해 비교적 희망적인 시각을 갖게 된 배경에는 정부의 적극적 재정운용 방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유지 정책,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 다양한 대내외 정책적·환경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수출 실적 개선 가능성이 긍정적인 경기 전망 형성에 기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상의 불균형은 긍정적이면서도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만약 실제 경제 성과가 낙관적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면, 소비자 심리가 급작스럽게 냉각될 위험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반대로 실체경제가 점차 나아지는 방향으로 흐른다면, 현재의 낮은 체감 경기가 뒤늦게 개선되면서 소비 증진으로 연결될 여지도 충분하다. 경제 전문가들은 "정책에 대한 신뢰 정도와 실물 경제의 실질적 회복 여부가 경기 전망과 체감 경기 간의 간극을 줄여나가는 핵심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