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고용지표 전국 평균 상회…성별 격차는 뚜렷

2025-08-25     이승현 기자
아이클릭아트

올 상반기 충청권 고용 상황을 살펴보면 표면적으로는 긍정적인 지표들이 눈에 띈다. 전국 평균 경제활동참가율 63.0%, 고용률 60.1%와 비교했을 때 충청권 주요 도시들은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 뒤편에는 성별 간 격차, 고용 품질의 문제, 그리고 통근 패턴의 불균형 등이 혼재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전 유성구가 64.6%로 충청권 내 최고 경제활동참가율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대덕구 63.5%, 서구 62.7% 순으로 대전 소속 자치구들이 상위를 독점하는 양상이다. 이같은 결과는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한 정부출연연구기관들과 관련 기업체들이 집적되어 있는 지역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250여 개 시군구 중 경제활동참가율이 60%를 초과한 곳은 전체의 25% 수준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청권 일부 지역이 보여주는 우수한 성과가 더욱 부각된다.

문제는 성별 고용률 격차에서 드러난다. 대전 대덕구와 서구의 비경제활동인구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각각 62.5%, 62.1%에 달해 전국 평균인 57.2%를 상당히 상회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15~29세 청년 여성층의 고용률로, 충북과 충남 다수 시군에서 같은 연령대 남성과의 격차가 20%p를 넘나드는 수준이다. 이는 청년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초기 단계부터 제약을 받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향후 노동시장의 성별 분절 현상이 더욱 심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고용의 안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을 들여다보면 또 다른 과제가 보인다. 충청권 일부 지역의 비임금근로자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40%에 이르러 전국 평균 32.4%보다 8%p 이상 높은 상황이다. 충남 북부와 충북 중남부 등 제조업과 농업 비중이 큰 지역에서 이런 경향이 특히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영업자나 무급가족종사자 형태의 일자리가 많다는 것은 고용 안정성과 사회보장 수준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의미로, 정책적 개입이 시급한 영역이다.

충청권 고용 구조의 특징 중 하나는 독특한 통근 형태다. 대전 중구의 경우 타지역으로 통근하는 비율이 54.3%에 달해 전국 평균 33%는 물론 충청권 내 다른 지역보다도 월등히 높다. 이는 대전 도심 거주민들이 세종시나 천안 등지로 광역 통근을 하는 패턴이 일반화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런 현상은 향후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 광역철도망 구축 등과 연계하여 교통-주거-고용 정책을 종합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과제를 제기한다.

대전 유성구 등 일부 중심 도시의 지역활동인구 중 여성 비중이 250%를 초과하는 것으로 집계된 점도 흥미롭다. 이는 해당 지역이 주변 시군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음을 뜻하며, 동시에 인근 지역에서 노동력이 유입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충청권의 고용 현실은 대전권의 상대적 안정성과 충남·충북 제조업 중심 지역의 구조적 취약성이 혼재하는 복합적 양상이다. 경제활동참가율은 전국 수준을 웃돌지만, 고용 품질과 성별·연령별 격차 측면에서는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지역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따라서 단순히 일자리 수를 늘리는 양적 접근을 넘어서, 고용 품질 향상과 구조적 불평등 해소에 초점을 맞춘 지역별 맞춤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실효성 있는 지역 고용정책을 위해서는 성별, 연령층, 통근권역, 고용 형태 등 다차원적 지표들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