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약진…中企 수출 3년만에 최대 실적
올해 2분기 국내 중소기업들이 거둔 수출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중소기업 전체 수출액은 297억 원을 기록하며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9%나 늘어났다. 국가 전체 수출액 1751억 원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7.0%에 달했다. 직전 분기와 견주어도 10.3% 성장해 2023년 이후 분기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다.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충청지역 중소기업들의 약진이 특히 인상적이다. 충북의 경우 올해 2분기 중소기업 수출액이 17억 4221만 달러에 이르며 전년 동기와 비교해 43.3%의 큰 폭 증가를 보였다. 이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도 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같은 핵심 품목들의 수출 호조가 이런 성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충남도 23억 6635만 달러의 수출을 달성해 전년 대비 6.6% 상승했다. 세종시는 8880만 달러로 8.2%, 대전시는 4억 207만 달러로 7.2% 각각 증가하는 등 충청권 전 지역이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충청권 4개 지역 중소기업들의 수출 총합은 45억 9814만 달러로 전국 수출의 15.4%를 담당했다. 이는 2024년 같은 시기보다 16.3% 늘어난 결과다. 같은 기간 서울(-2.3%)과 경기(-1.2%) 등 수도권의 수출이 소폭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충청권이 제조업 역량을 강화하고 수출에 집중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가별 수출 현황을 보면 아시아 지역이 전체 수출의 과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대만으로의 수출이 돋보인다. 대만 수출액은 11억 4147만 달러로 직전 분기 대비 26.6%나 급증했다. 중소기업 주요 수출 대상국 순위에서 2위를 기록한 대만으로는 전자부품, 정밀기계 등이 주로 수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은 27억 3674만 달러로 직전 분기보다 6.0% 감소하며 일부 품목의 수출 부진 영향을 받았다.
이번 수출 증가세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된다. 충청권의 경우 산업단지 확장, 수출지원센터 설치 등 기반시설이 늘어나면서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수월해진 점이 크다. 이런 환경 개선 효과가 실제 수출 실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원화 가치 하락도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주요 수출품목의 가격 변동이나 세계 경제의 수요 위축 우려 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충청권을 포함한 비수도권의 수출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된 상황인 만큼, 중소기업들이 시장을 다양화하는 전략과 함께하는 정책 뒷받침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