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예금 100조 돌파했지만...제조업·부동산 '적신호'
7월 기준 충청권 금융 및 실물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제조업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서비스업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조정 국면에 있으며, 고용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복합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예금은행 총수신액은 2018년 69조9735억 원에서 2023년 101조2632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중 저축성 예금이 전체의 약 80%를 차지하며 주요 비중을 보였다. 총대출금 역시 77조8362억 원에서 102조6320억 원으로 증가했으며, 기업대출이 55%의 비중을 차지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총수신액은 80조7193억 원에서 114조9540억 원으로 확대되었고, 상호금융 수신액이 전체의 42%를 차지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총여신액은 44조8984억 원에서 66조6176억 원으로 늘어났다.
2017~2023년 기간 충청권 제조업 생산지수는 전국 평균을 하회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23년 2분기 기준으로 충남의 주요 제조업 부문에서 생산 감소가 두드러졌다.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생산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7% 줄어들었고, 자동차 및 트레일러는 8.5%,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통신장비는 4.2% 각각 감소했다. 이같은 부진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침체와 중국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지역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세종시는 공공행정, 정보통신, 교육, 보건복지 부문이 성장을 이끌었다. 대전의 경우 2017년 기준 서비스업 비중이 79.2%에 달해 전국 평균보다 10.5%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부동산 시장은 조정 국면에 있다. 2024년 11월 기준 충청권 미분양 주택은 총 7673가구를 기록했으며, 충북의 미분양 증가율은 35.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2023년 3월 7만5300여 호로 10년 2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으며, 충청권도 비슷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건축허가 면적도 줄어들고 있다. 대전은 2021년 3760천㎡에서 2023년 3536천㎡로, 세종은 1279천㎡에서 1011천㎡로 각각 감소했다. 건축허가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금리 인상과 건설자재 가격 상승이 꼽힌다. 건설공사비는 2020년 대비 31% 오른 상황이다.
고용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3년 전국 취업자는 전년 대비 32만7000명 늘어났지만, 증가폭은 3년 만에 가장 작았다. 전국 실업률은 2.7%로 0.2%포인트 내려갔다. 충청권은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구조 덕분에 제조업 부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고용률을 유지했다. 대전 취업자는 78만4600명에서 79만7000명으로 늘어났고, 실업률은 3.3%에서 2.8%로 개선되었다. 충남 실업률은 2.3%를 기록했다.
충청권 산업별 대출에서는 제조업 외에도 사업서비스업, 부동산업, 건설업에서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전 예금은행 대출금액은 3조6988억 원에 달했다. 상호금융 여신액은 서비스업과 소상공인 대상 업종에서 증가가 두드러졌으며, 2013년 대전·충청권 상호금융조합 여신은 29조4000억 원으로 전년 말보다 3000억 원(1.0%) 늘어났다.
세종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주거비로 나타났다. 2025년 7월 기준 세종 물가 상승률은 전월 대비 0.3%로 울산(0.4%)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어음부도율에서는 충북이 6.61%로 전국 1위, 대전이 2.02%로 2위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구조조정과 건설경기 악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비용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금은행 요구불예금회전율은 6회에서 4.1회로 떨어졌으며, 대전은 3.85회였다. 반면 2023년 17.6회에서 2024년 18.4회로 소폭 상승한 것은 금리 하락 기대감과 투자처 모색에 따른 자금 이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