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vs대형마트…명암 갈린 소매업계-下.

호남권은 전국 최저…수도권 독주 심화

2025-07-31     이승현 기자
아이클릭아트 

지역별로는 수도권의 소비 시장 독주 현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4월 기준 서울의 대형소매점 경상금액은 2조 352억원, 경기도는 1조 4475억원으로 두 지역이 전체 판매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수도권 대형소매점 경상지수는 121.3, 135.0, 125.3으로 다른 권역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수도권의 높은 인구 밀도와 소비력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광역시 중에서는 부산시와 대구시가 상대적으로 높은 판매액을 보이며 지역 상권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부산의 2025년 2분기 대형소매점 경상지수는 124.7, 대전은 140.1로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호남권은 2025년 4월부터 6월까지 대형소매점 경상지수가 98.9, 112.1, 102.7로 다른 권역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며, 불변지수도 83.6, 95.1, 87.0으로 저조하다.

호남권 대형소매점 불변지수는 2020년 1분기 95.8에서 2025년 2분기 88.6으로 7.5%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 간 소비력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이는 지역 경제 규모 및 소비 시장의 구조적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종시, 강원도, 전남도 등도 상대적으로 낮은 판매액을 기록하며 지역별 소비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단순한 상품 구매를 넘어 경험과 프리미엄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백화점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은 프리미엄 소비 및 여가 활동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형마트는 온라인 쇼핑, 편의점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의 발달과 경쟁 심화로 인해 전통적인 경쟁우위를 잃어가고 있다.

물가 상승의 영향도 주목할 대목이다. 경상지수는 상승하는 반면 불변지수가 감소하거나 낮은 성장률을 보이는 현상은 물가 상승이 실질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특히 대형마트의 불변지수 감소는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필수 소비재 구매에서도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대형마트의 주력 상품군인 생필품 구매에서 소비자들이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백화점에서 고가품이나 특정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대형마트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된 전략과 서비스 제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향후 대형소매점 시장은 백화점 중심의 성장과 대형마트의 구조적 변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각 유통 채널은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맞춰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별 맞춤형 소비 진작 정책과 유통 전략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간 소비력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적 노력과 함께, 유통업체들의 지역별 차별화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