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알바가 생명줄"

2025-07-16     세종일보
아이클릭아트 

예술로 살아가기 어렵다는 말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최근 발표된 통계에서도 국내 예술인들의 열악한 경제적 현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연간 평균 총소득이 4590천 원에 그쳤고, 평균 지출도 3681천 원으로 집계됐다. 표면적으로는 소득이 지출을 웃도는 듯 보이지만, 하위소득 계층에서는 지출이 소득을 앞서는 불균형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소득이 2천만 원 미만인 가구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뚜렷했다. 예술만으로는 생계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사실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예술활동 외 직업을 병행하는 예술인이 절반에 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술 외 수입으로 벌어들이는 금액이 평균 2000천 원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은 그 의존도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외 직업을 갖는 가장 큰 이유로 낮은 소득과 불규칙한 수입을 꼽은 응답이 절반 가까이였다는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경력이 쌓일수록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는 예술계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3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예술인도 많지만, 이들의 소득이 뚜렷하게 개선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경력과 소득이 단절된 구조 속에서 장기간 활동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불안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같은 경제적 어려움은 결국 창작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낮은 보수와 고용불안, 작업시간 부족 등이 주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활동 외 직업이 생계를 위한 선택인 동시에, 경력전환이나 인간관계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이제는 예술인들이 창작활동만으로도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 체계를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하위소득 계층의 소득-지출 불균형을 해소하고 비예술수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일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예술로 먹고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결국 우리 모두의 몫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